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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한알로 사람을 죽이는 마약

최근 LA타임스에 ‘펜타닐(Fentanyl)이 틴에이저들을 죽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가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펜타닐은 마약 성분이 포함된 진통제로 청소년의 펜타닐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한 내용이었다. 한인 청소년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그 내용을 간단히 소개한다.  
 
14세의 알렉산더는 팬데믹 동안 몹시 외롭고 지루했다. 그는 친구들과 인터넷을 통해 연락하던 중 소셜미디어를 통해 옥시코돈이라는 약을 구입했다. 하지만 그는 어느 날 부모에게 “아무래도 마약에 중독된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과거 마리화나 중독 경험이 있던 아이라 부모는 곧장 재활 센터에  연락을 했다. 다음날 아빠는 알렉산더와 함께 이발을 하고 점심도 먹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아들을 깨우러 갔던 어머니는 이미 피부가 푸른색으로 변한 채 숨져 있는 아들을 발견했다. 그 후 부모는 사랑했던 아들이 옥시코돈으로 위장된 펜타닐로 인해 숨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렇듯 끔찍하고 슬픈 일이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캘리포니아주 록클린 지역에 거주하는 한 아버지도 사랑하는 아들을 이렇게 잃었다. 그는 “우리 아이는 중독이 아니라 독약 때문에 죽었다”고 절규했다. 그리고 학교와 경찰, 의료 기관과 함께 ‘한알의 약으로 죽을 수 있다’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학교에 ‘날록손( Naloxon)’ 이라는 마약 해독제 구비 캠페인을 벌였다.  
 
미국에서 약물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1년에 1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중 8만 명은 마약 계통 약물에 의한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2010년 14~18세 청소년의 약물 복용 비율은 약 30.2 %였다. 2020년의 그 비율은 30.6 %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펜타닐로 인해 사망자는 급증했다.  펜타닐은 모르핀에 비해 100배, 헤로인에 비해서도 50배나 강하다고 한다. 이런 약물이 다른 처방 약 속에 숨겨져 있거나, 속여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불안감, 우울증으로 안정제를 찾는 청소년이 늘면서 이들은 마약 조직의 표적이 됐다. 특히 펜타닐은 예쁜 무지갯빛 색깔의 사탕처럼 만들어져 청소년들을 유혹한다.  
 
이 무지개 색깔의 펜타닐은 올해 2월 등장해 지금은 24개 주에서 거래된다고 한다. 올해 압수된 물량만 300만정이 넘는다.  
 
2016년 이후 멕시코를 통해 가주 등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게 수사 기관의 설명이다. LA지역의 한 수사관은 “만일 길거리에서 진통제라고 산 약이 있다면 분명히 펜타닐일 것”이라며 “펜타닐로 인한 청소년들의 죽음을 예방하려면 철저한 단속과 함께 학교 등에 비상시 투여할 수 있는 날록손 등의 해독제를 비치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해독제는 현재 경찰에서만 비상용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등 일부 도시에서는 이 해독약을 구비하는 기관들이 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수요가 늘면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 부모들도 청소년 자녀들에게  펜타닐의 위험성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혹시 자녀가 우울해 하거나 불안감을 호소하면 정신 건강 치료소를 찾아 올바른 방법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범죄자들이 만들어 놓은 ‘독약의 그물’에 걸려들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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