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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이젠 주인공이 된 전기차

영원불멸할 것 같은 기세로 115년 동안 주름잡던 터줏대감이 급부상한 복병에 밀려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바로 지난주 LA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LA오토쇼에서 기존의 내연기관차들을 제치고 세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전기차 이야기다. LA오토쇼에서 전기차를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친환경차가 꾸준히 소개되긴 했으나 주연인 엔진차들에 밀려 전기차는 조연도 아닌 카메오 수준의 대접을 받았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지난 2020년 행사가 취소된 뒤 지난해 재개된 행사에서 비중 있는 조연급으로 올라서더니 결국 올해는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30여개 브랜드가 참가한 가운데 세계 최초 또는 북미 최초로 데뷔한 신차의 상당수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배터리, 모터 구동 차량이었다. 첫날 미디어데이에 진행된 신차 발표회의 업계 및 언론 관계자 동원에서도 전기차가 압승이었다. LA오토쇼의 대세가 된 것이다.
 
전기자동차란 개솔린 대신 배터리를 사용하고 엔진 대신 모터로 구동되는 자동차를 말한다. 사실 전기차는 개솔린차보다 먼저 발명돼 한동안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는 1769년 프랑스의 공병 장교 니콜라 조제프 퀴뇨가 군용으로 개발한 증기자동차로 알려져 있다. 개솔린차는 벤츠의 창업자인 카를 벤츠가 1885년 발명한 것이 최초며 오늘날의 충전식 전기차의 시초는 이보다 4년 앞선 1881년 프랑스의 발명가 구스타프 트루베가 개발한 삼륜차였다. 당시 크랭크를 돌려야 했던 엔진차에 비해 전기차는 시동이 수월하고 진동, 소음, 냄새도 적어 1900년 기준으로 미국내 자동차의 40%를 차지한 증기차에 이어 2위(38%)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개솔린차는 22%에 불과했다.
 
하지만 1920년대 텍사스 등 지구촌 곳곳에서 원유가 대량 발견되며 개솔린 가격이 하락한데다가 도로망 구축으로 장거리 주행 수요가 늘면서 개솔린차가 자동차 업계를 평정했다. 이후 100년 가까이 비주류 신세를 면치 못하던 전기차는 1990년대 내연기관 차량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GM이 1996년 개발해 생산하다 수익성 문제로 단종, 폐기시킨 EV1 이후로 전기차의 단점인 충전, 배터리, 주행거리 등에 대한 개선이 꾸준히 이뤄졌다.  
 


2000년대 들어와 고유가와 배기가스 규제 강화 영향으로 전기차가 양산되기 시작하면서 업체들의 투자 및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됐다. 특히 자동차업계 후발 주자인 기아를 비롯한 한국차들의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마케팅이 두각을 나타내며 테슬라를 바짝 쫓고 있다. 이번 오토쇼에서도 한국차 3사가 선보인 북미 첫 공개 모델 5개 중 3개가 전기차였고 수소차와 개솔린차가 각각 1개씩이었으며 이들 차량은 큰 주목을 받아 행사의 주연들이 됐다.  
 
자동차정보 업체인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구매자들의 대다수가 초기 차값은 비싸지만, 고유가에 따른 개스비 부담을 덜고 유지비도 적게 든다는 점을 내세웠다. 지난주 볼보차와 GM의 대표들이 전기차값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기술 개선과 정부 지원 등으로 오는 2025년에는 전기차가 개솔린차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전망함에 따라 전기차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차 구매와 관련 조언을 부탁하면 전기차는 아예 추천 목록에서 제외했었는데 지금은 주저 없이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권한다.
 
“그래도 전기차는 아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에 가족들과 최신 전기차 시승까지 해볼 수 있는 LA오토쇼에 꼭 가보라 하고 싶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100여 년 전 대세였던 전기차의 부활 현장을 직접 보고 체험해 보자. 샘솟는 견물생심을 주체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박낙희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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