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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증시 저점엔 회의적채권…대체자산 등 분산

인플레이션 둔화세로 연준 '피벗(pivot)' 기대감 확산
마켓 타이밍, 바이더딥 등 감정적인 묻지마 투자 지양
투자목적·수용 및 필요 리스크 반영해 포트폴리오 구성

여름에 반짝 반등했던 시장은 가을 들어 다시 하락세를 탔다. 그리고 최근 다시 반등세를 보였다. 변동성이 높은 날들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상당히 질서정연하게 등락이 반복된 패턴이다. 가장 최근의 반등세를 두고 일각에서는 저점 형성의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번에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종잡을 수 없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현 상황
 
시장과 투자자들은 점차 인내의 한계를 느끼는 모습이다. 하루라도 빨리 하락장과 불황 우려에 대한 논의가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연준이 다시 금리를 내려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런데 연준은 그동안 시장의 이런 기대를 받아주지 않았다. 시장 패턴이 잠깐씩의 반등 후 추가하락으로 이어진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주에는 이 부분에서 중요한 변화가 감지됐다.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인플레이션 고점 형성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시장은 이를 연준의 ‘피벗(pivot)’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하고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 지금 시장은 약간의 ‘굿 뉴스’에도 반응하고 있다. 이 와중에 기대에 못 미치는 데이터가 나오면 크게 요동할 수 있는 리스크도 상존한다.
 
▶이제 저점?
 
아직은 회의적이다. 지난주 주요 시장 인덱스는 급반등했다. 지금까지는 인플레이션이  정책결정의 주된 동인이었다면 이제 관심은 성장과 불황으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미국경기가 불황을 직면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역시 안정시킬 수 있을까.  
 
2022년 상반기 미국경제는 두 분기에 걸쳐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이는 전통적인 개념에 비춰보면 불황이다. 그러나 월가의 다수 분석가에 따르면 진짜 불황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국경기가 불황을 동반하게 되면 시장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하강 곡선은 상당히 가파를 수도 있다.  
 
1946년 이후 불황을 동반한 하락장의 평균 하락 폭은 35.8%에 달했다. 불황을 동반하지 않았던 하락장은 평균 27.9% 하락했다. 지금 경기가 불황으로 들어서는가는 시장의 추가하락 여부와도 밀접이  연관돼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환경이 지난 2020년이나 2008~2009년에 있었던 금융위기 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2020년의 팬데믹 불황은 경제 외적 요인이 촉발한 것이었고 단기간에 끝났다. 2008~2009년의 위기는 금융위기였기 때문에 불황이 깊고 오래 유지됐다.  
 
지금은 경기 전반이 서서히 둔화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그리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초강수 긴축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불황이 짧든 길든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 시장과 경기 흐름을 보면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시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투자자의 대응
 
이런 환경에서는 대부분 시장에서 나와 기다리다 상황이 개선되거나 상승장이 확인될 때 투자를 재개하는 것이 옳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이 전략은 이른바 ‘마켓 타이밍(market timing)’이고 성공률이 낮다. 최고의 날과 최악의 날은 하락장을 전후해 가장 많이 나타난다.  
 
여러 번 반복 공유한 데이터이긴 하지만 가장 성적이 좋았던 20일을 놓치면 30년 평균 수익률 차이가 무려 4.6%포인트가 난다. 그 이상 놓치면 30년 평균 수익률이 제로이거나 마이너스가 된다. ‘마켓 타이밍’ 잘 안되는 이유는 최악의 날이 피할 경우 최고의 날도 피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 변동성이 높을 때 할 일
 
시장이 큰 등락을 반복하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쉽다.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이다. 대부분의 ‘마켓 타이밍’은 감정적 대응일 경우가 많은데 결과적으로 더 나쁜 성적을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은 감정을 배제한 몇 가지 방법을 중심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포트폴리오 구성비 조정이다. ‘리밸런싱(rebalancing)’이라고 하는 이 방식은 성적이 좋았던 부분을 줄이고 성적이 나빴던 부분을 늘리는 것이다.  
 
물론, 각자가 원하는 자산별 구성비가 전제돼 있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역사적 경험은 리밸런싱한 포트폴리오의 성적이 그렇지 않은 포트폴리오의 성적을 크게 상회한 것을 보여준다.
 
불황을 동반하지 않는 하락장이라면 이때 포트폴리오의 주식 비중을 오히려 늘리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하락장 이후 1년, 3년, 5년 단위의 성적은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때 주식형 자산 비중을 늘리면 수익률은 더 높게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역시 적절한 분산이다. 하락장에서 현금자산으로 모든 자금을 옮기는 것보다 각자에게 맞는 리스크 수준에 맞춰 대체자산 등을 포함한 분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이다. 적절한 분산은 위험자산에 대한 노출을 어느 정도 유지하며 변동성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안전자산 활용
 
적절한 분산은 다양한 자산 유형을 활용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 자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체투자나 확정이자 연금(MYGA), 지수형 연금(FIA) 등은 포트폴리오 전체의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도구들이다.  
 
가장 좋은 것은 손실은 없고 수익률은 가장 높게 나오는 투자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없다. 각자의 투자목적과 필요 리스크, 수용 리스크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분산 포트폴리오를 구성, 운용하는 것이 가능할 뿐이다. 무작정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도 답이 아니고, 막연한 마켓 타이밍도 답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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