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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효과와 부작용

우리는 효과보다 부작용에 민감하다. 약 대신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사람이 많은 것도 부작용 걱정 때문이다. 예로서 스타틴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스타틴은 콜레스테롤 혈중 수치를 낮추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약이다. 2021년 미국 연구 결과 스타틴을 처방받고서도 복용하지 않은 이유가 부작용 걱정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가 80.9%로 나타났다. 처방약 대신 민간요법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택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72.3%나 됐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LDL-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린다며 광고하는 대표적 식이보충제 6종이 모두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6일 미국심장학회지에 실렸다.
 
연구자들은 40~75세 성인 190명을 대상으로 피쉬오일, 시나몬, 마늘, 강황, 식물스테롤, 홍국과 저용량 스타틴, 그리고 가짜약(플라시보)을 비교했다.  
 
하지만 식이보충제 6종 중 그 어느 것도 콜레스테롤 개선에 거의 효과가 없었다. 유일하게 효과가 있었던 것은 저용량 스타틴(로수바스타틴 5㎎) 하나뿐이었다. 저용량 스타틴은 LDL-콜레스테롤 혈중 수치를 38% 떨어뜨렸다. 마늘 식이보충제를 먹은 사람은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짜약을 준 쪽보다 7.8% 상승하기도 했다.
 
부작용 면에서도 결과는 대중의 기대와 달랐다. 이번 연구가 28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되기는 했지만 간 기능, 신장 기능, 혈당치 관련 부작용에서 약과 식이보충제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다. 다른 연구 결과를 봐도 비슷하다. 스타틴에 부작용이 없는 건 아니지만 실제 부작용은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부작용이 난다고 생각하여 약을 중단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쪽에는 스타틴을, 다른 한쪽에는 가짜약을 준 연구 결과, 부작용 증상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 스타틴 부작용의 90%가 약 부작용을 걱정해서 나타난 노시보 효과 때문일 거라는 게 연구자들의 결론이다.
 


효과보다 부작용이 뉴스거리가 되니까 대중매체는 부작용에 대해서 주로 다룬다. 그로 인해 약의 부작용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여기서 악순환이 생겨난다. 두려움이 커지면 실제 약 부작용이 아닌데도 부작용 증상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스타틴 같은 약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건강기능식품으로 태어났더라면 이런 의심은 받지 않았을 거라고 푸념할 만하다.
 
칼날이 무디면 베일 위험은 줄어든다. 하지만 그런 칼은 쓸모없다. 약이나 건강기능식품도 마찬가지다. 안전해도 효과가 없다면 해롭다.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지 않고 효과 없는 대체요법에 의존하다가 병을 키우지 말자. 그거야말로 우리가 피해야 할 위험이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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