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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안녕 인사동

신호철

신호철

‘안녕 인사동’에서 삼 주 동안 한국 방문이 시작 되었고 이제 ‘안녕 인사동’에서 한국 방문 마지막 새벽을 맞고 있다. 경주 힐튼에서 4일 간 열리는 제 8회 세계 한글 작가 대회를 참석하기 위해 이곳에 왔고, 대전에서 열린 ‘시와 정신’의 20주년 기념행사, 서울에서 한용운 문학상 시상식에 참여하고 틈틈히 화랑과 문학관을 방문했으며 길을 걷다 대학 동기의 전시를 우연히 보기도 했다. 아버지의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전철을 갈아타며 여의도에 있는 국회도서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프랑스에 살고 있는 페북 친구의 사진전(Blue Story)을 보기 위해 북촌의 오르막길을 용감하게 걷기도 했다.  
 
시카고에서 함께 활동하던 시인님 부부의 배려로 맛집과 함께 차를 마시고 인사동 거리를 걷기도 했다. 오랜만에 뭉친 친구들과의 이어지는 만남으로 지난 삼 주 동안 인사동에서 서산으로 다시 인사동으로 다시 대전으로 통영으로 다시 대전으로 세계 한글 작가대회가 열리는 경주로 다시 서울로 인사동으로…. 장소를 바꾸며 분주하게 다녔다. 서산까지 차를 드라이브 하며 왕복 6시간동안 친구와 지난 시간들을 반추해 보기도 했다. 여행 중 5군데 원고를 보낼만큼 시카고에서의 루틴한 삶에 비해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이른 새벽 이지만 불 켜진 고층 빌딩 사이로 어렴풋이 먼동이 튼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 잠들어 있겠지만 간혹 깨어 있는 사람은 안다. 먼동이 얼마나 아름답고 아프게 떠오르는 것을….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람을 만나고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저미는 일인지 알 것 같다.
 
마음 가득 가을 모습 담아 오세요. 나중에 제게도 나눠주세요. 바람도, 나무도 사람처럼 향이 있다는데, 차 맨 뒷자리 창가에 구겨져 가고 있답니다. 통영으로 간다는데 긴 다리를 지난다는데 나는 안개 속에 있습니다. 물푸레나무 향기 속에 있고 싶습니다. 사랑, 이별 별 건가요. 사랑이 사랑 하고 헤어지고 또 누군가를 만나고 그러면서 무엇인가 잃어버렸다면 내 속에 주머니를 가졌기 때문이라 생각하세요. 인생을 계산 하는 밤은 별이 보이지 않겠지요. 그러나 몇 몇은 추운 새벽으로 단단해지기도 한답니다. 누구나 미래를 팔 수는 없지만 과거를 갚을 수는 있답니다. 모든 걸 넘어야 산다는 마음도 간혹 들겠죠.
 
아침에 일어나면 반대편 하늘을 향해 굿나잇 할게요. 눈 내리면 잠들기 전 굿모닝이라 말 할게요. 차가운 눈 길을 걸어 그대를 만나고 찬 손을 부빌 거예요. 같은 방향을 향해 걷고 같은 쪽으로 머리를 누울 거예요. 아침을 저녁처럼 맞이 하고 어둠이 내린 창가에서 그대를 새벽으로 맞고 싶어요. 행여 별빛을 당신 눈빛으로, 수천 수만 의 기억으로 채울 거예요. 소리 내지 않아도 되요. 달려 오지 않아도 되요. 그대 시간을 향해, 그대 장소를 따라 내가 거기 서 있을 테니요. (시인, 화가)
 


 
다가 설 때마다 아카시아 꽃 향기가 나  
멀리 있어도 향기는 내게 오고  
나는 그 향기에 취해 하늘을 날고 있어요  
막막한 바다 위에서도, 깊은 산 대나무 숲에서도  
당신은 낙엽처럼 흔들리며 내려 앉아  
안 와도 오실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나는 매일 당신께 가겠다고 말 하려다  
뻔한 거짓말에 울고 말았어요
하루가 이렇게 하늘을 비껴가고 있는데
당신은 날 어루만지는 나쁜 사람
난 당신 눈물 속에 살아요

신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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