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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연명 치료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생명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 땅에서 영원히 살 수 없다. 사람이  태어나 죽는 것은 정해진 세상의 이치다.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가 얼마 동안 소식이 없으면 ,혹시 엄마가 돌아가셨나 하는 생각을 몇 번 했었다. 친구의 엄마는 우리 큰 언니와 동년배다. 우리 큰 언니는 3년여 연명 치료를 받다 별세했다. 착한 조카는 월급쟁이였지만 매달 꽤 많은 병원비를 지불했다. ‘연명 치료’는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다. 음식, 호흡 등 여러 보조 장치로 생명을 연장한다. 작은 언니는 큰 언니를 보고 오면 “그게 살아 있는 거니? 다 듣고 있지만 표정 없는 눈만 떴다 감았다 한다”고 말했다. 조카는 착한 성격이라 침대에 누워만 계셔도 엄마가 살아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했다.  
 
초등학교 친구의 엄마는 구십 대 중반이 넘었다. 연명 치료를 시작한 지 2년여가 지난 것 같다. 부유한 집안이라 병원 최고 특실에, 간병인도 항상 곁에 있다. 친구는 형제가 많아 당번제로 하루에 한명씩 문병을 한다. 전에는 가끔 말씀도 하고 했지만 요즈음은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한다.  
 
몸에서 받지 않는 보조 호스를 두세개 떼어내면서 병원에서 몇 번 위중하다고 하여 형제들이 모두 긴장 상태라 한다. 늦은 나이에 신앙을 갖고 비교적 많은 기부도 하셨다.  지난주에도 위중하다 하여 교우들이 방문했을 때 계속 감고만 있던 눈을 뜨고 , 친구의 손을 꼭 잡고 기뻐하셨다고 했다. 친구는 사람을 만날 때도 엄마가 입원한 병원 가까운 곳에 약속장소를 정한다고 한다. 환자 본인이 생전에 연명 치료에 대해 어떤 말씀도 하지 않았기에  자식들로서는 중단하기 어려울 것 같다. 중단하면 자식으로 죄의식도 느낄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연명 치료에 대한 본인 생각을 자녀들에게 말로든 글로든 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박영혜 / 리버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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