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트럭 상공서 추격…놓칠까 가장 긴장"
LAPD 파일럿 자넷 김 서전트 인터뷰
특수비행팀 수퍼바이저로 승진
80여명 중 유일한 아시안 여성
8500피트 상공 경찰 '눈' 역할
2일 에어 서포트 디비전 본부 옥상 헬기 이착륙장에서 김 서전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
-그간 어떻게 지냈나.
“지난 2015년 12월에 비행학교에 들어갔는데 벌써 6년이 지났다. 솔직히 힘든 순간도 많았다. 비행학교는 아직도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기억으로 꼽힌다. 항공기 꼬리부터 바닥까지, 쏟아지는 전문 용어들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런데 졸업 후에도 만만치 않았다. 헬기에 익숙해지는 게 너무 어려웠다. 편해지기까지 1~2년은 걸린 것 같다.”
-수퍼바이저가 됐다.
“3년 전 특수비행팀의 수퍼바이저로 임명됐다. 현재 팀에는 5명의 파일럿과 4명의 지원요원이 소속돼있다. 우리 팀의 주요 업무는 ‘감시(surveillance)’다. 지상의 경찰지휘관, 특수기동대(SWAT), 잠복근무 경찰 등과 협력해 용의자를 추적하는 일을 한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100파운드의 마약을 대량으로 수송하는 트럭을 추적한 적이 있다. 샌디에이고 쪽에 헬기가 없으면 우리가 출동해 OC 남쪽에서부터 추격했다. 보통 2~3시간이 넘게 걸리다 보니 잠시 착륙했다가 연료를 채우고 다시 비행하는 일을 반복하는데 차량을 놓치면 안 돼 긴장이 많이 됐다.”
-상공에서 추격하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그렇다. 8500피트까지 상승하는데 이는 LA 하늘을 나는 일반 비행기들 보다 높은 고도다. 이 높이에서 지상을 보면 추격 대상도 작은 점에 불과하다. 그래서 옆자리 지원요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원요원은 헬기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를 이용해 추격 대상을 파악하고 파일럿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비행한다. 그런데 알다시피 프리웨이에 차가 얼마나 많은가. 가뜩이나 이제 나이가 들어 눈도 안 좋은데 힘든 일이긴 하다(웃음).” (헬기에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은 지상 중계 차량인 모빌 커맨드 포스트 차량에 전달돼 지상 추격용으로 쓰인다)
-항공에 있는 시간이 많을 거 같다.
“LAPD 파일럿들의 비행시간은 1년에 800시간 정도다. 군 조종사보다 많은 시간이다. 사실 LAPD 파일럿은 다른 사설기관 등에서 전문가나 지도관으로 일하면 2배 더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 오직 시민을 돕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이곳에서 봉사한다.”
-아직도 유일한 ‘아시안 여성’의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의도치 않게 그렇게 됐다. LAPD 에어 서포트 디비전 80여명의 오피서 중에서, 또 전국 치안기관 항공지원대에서 아직 유일하게 아시안 여성이다. 여기까지 온 것은 평생의 꿈을 이룬 것이다. 거기다 특수비행팀 감독까지 맡은 건 큰 행운이다. 일이 고돼도 사실 그만큼 보람차고 뜻깊다.”
-파일럿의 꿈을 가진 한인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한다.
“열심히 일하고 정보를 많이 찾아보고, 그 필드에 있는 여러 사람을 만나봐라. 또 거절을 두려워하지 마라. 타이밍이 안 맞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알다시피 미국은 기회의 땅이다. 노력한 만큼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다 보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자넷 김 서전트는.
바이올라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고 1998년 LAPD에 투신해 24년째 활약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센트럴경찰서에서 첫 임무를 시작해 윌셔, 램파트 등을 거쳤다. 경찰 아카데미에서 6년간 치안전술 적용 교관으로도 재직했다. 2012년에는 올림픽경찰서에 최초 한인 여성 수퍼바이저로 임명되기도 했다. 김 서전트는 2015년 12월 LAPD 에어 서포트 디비전 헬기 파일럿 육성 프로그램에 지원, 1년 3개월여간의 여정 끝에 2017년 커맨드 파일럿으로 임관했다. 에어 서포트 디비전은 보통 발령되는 부서지만 경비행기 조종 자격증과 LAPD 5년 이상 경력이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
장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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