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선거 진보·비주류 후보 유리 '전망'
현직 '인종차별' 발언으로
기성 정치 향한 환멸 커져
유권자 무관심 낳을 수도
23일 LA타임스는 누리 마르티네즈 전 LA시의장, 케빈 드레온 시의원(14지구), 길 세디요 시의원(1지구) 3명이 2021년 10월 한 모임에서 마이크 보닌 시의원(11지구)과 그의 흑인 입양아들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사실이 소셜미디어에 폭로된 후 지방 정치권을 향한 유권자 등 LA시민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신문은 LA시 유권자들이 기성 정치인의 행태에 환멸을 느낀 나머지 그 어느 때보다 ‘진보적(progressive)’이고 ‘비주류(anti-establishment)’인 정치 신인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LA시는 ‘노숙자 대란, 각종 사건·사고 등 범죄 증가, 시의회 등 LA시 정치인 부정부패’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라틴계 시의원 3명이 기득권 유지와 확대를 위해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은 사실까지 폭로되면서 유권자가 기성 정치인에게 걸었던 ‘기대’마저 산산이 조각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라틴계 시의원들의 인종차별 발언은 현재 LA시 정계 이슈를 모두 빨아들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진보적이거나 비주류를 자처한 후보가 11월 8일 선거 때 선전할 가능성을 점쳤다. LA시 기성 정치인들이 기득권 몰락을 자초했고, 유권자는 자연스레 새 인물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LA시의회 진보성향 후보 2명에게 컨설팅을 제공 중인 조쉬 앤드로스키는 “진보성향의 후보들이 시의원에 출마하며 사람들 호응을 얻고 있다”며 “사람들은 LA시가 망가졌다고 믿는다. 특히 이들은 시를 망가뜨린 장본인은 다름 아닌 현역 정치인들이며, 그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앤드로스키는 자신이 컨설턴트하는 에린 달링 후보(11지구)와 휴고 소토-마르티네즈 후보(13지구)가 최근 2주 동안 눈에 띄는 변화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LA 유권자 등 주민은 소셜미디어로 두 후보를 지지하고, 일부는 자원봉사자로 선거캠프에 참여했다고 한다.
USC 돈사이프 경제사회연구소(Equity Research Institute) 마누엘 패스터 소장도 “LA시의원에 도전하는 진보성향 후보는 유권자의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 효과를 얻고, 최근 시 전반에 흐르는 진보적인 움직임에 따른 긍정적 영향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1월 8일 선거에서 진보적인 후보가 당선되면 LA시는 ‘노숙자 텐트촌 규제 완화, LA경찰국 예산 삭감, 세입자 보호 강화’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LA시 기성 정치권의 행태가 유권자와 주민 모두에게 ‘정치적 무관심’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지방 정치권을 향한 환멸로 유권자가 11월 8일 투표 자체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낮은 투표율은 결국 ‘백인·고령·부자 유권자’ 중심이던 LA시 선거결과를 더 고착화할 수 있다.
한편 LA시는 11월 8일 시장, 회계감사관, 시의원 4명을 새로 선출한다. LA시장에 출마한 중도성향 릭 카루소 후보는 ‘비주류’를 자처하며 LA시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경쟁자인 연방하원의원 캐런 배스 후보는 다인종·다문화를 중시하는 LA시 역사를 계승할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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