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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가정 딸과 아버지의 애틋한 사랑

애프터선(Aftersun)

 20년 전 아빠와 보낸 휴가가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신예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애프터선’은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가장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A24]

20년 전 아빠와 보낸 휴가가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신예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애프터선’은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가장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A24]

영화 리뷰

영화 리뷰

1990년대 스코틀랜드의 한 가정에 관한 이야기,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그 가정은 깨어져 있다. 대신 영화는 이혼 가정의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집중 조명한다. ‘애프터선’은 강렬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버지의 초상화이며 사람들의 과거가 그들의 현재의 삶에 어떤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탐구이다.  
 
성인이 된 소피의 회상으로 시작하는 ‘애프터선’은 스코틀랜드 출신 샬럿 웰스의 연출 데뷔작이다. 2022년에 떠오른 가장 유망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와 실제로 겪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데뷔작이라 하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뛰어난 스토리 구성과 절제된 연출로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다. 영화제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었던 작품 중 하나다.  
 
엄마와 사는 소피(프랭키 코리오)는 이혼 가정의 평범한 11세 소녀이다. 함께 살지 않는 아빠(폴 메스칼)와 단둘이 터키의 리조트로 여행을 떠난다. 처음으로 갖는 아빠와의 둘만의 시간이다. 소피는 어떻게든 자신을 즐겁게 해주려는 아버지의 새로운 이면을 보게 된다. 소피는 아빠와 함께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아빠 칼럼과 딸 소피는 가깝고도 먼 사이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다른 아빠와 딸들처럼 한집에 같이 살고 있지 않으며 여행이 끝나면 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깊은 슬픔으로 깔려 있다.  
 


아빠의 애틋한 사랑은 30대 여성으로 성장한 소피의 마음에 여전히 황홀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90년대 후반 캠코더가 휴가의 필수품이던 시절, 아버지가 기록해 놓은 이미지들이 강렬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터키에서 함께 했던 그때 아버지의 모습이 소피가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의 모습이었다는 사실이 관객을 슬프게 한다. 혼돈 속에 남아있는 아빠의 잔상은 친밀하고 사랑스러우며 심장 뛰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자신의 딸에게 그들이 문제를 지닌 인간으로 보이기를 꺼려한다. 그러나 31세의 젊은 아빠 칼럼은 휴양지의 태양 아래 딸 소피와 솔직한 인간으로 만난다. 작은 일로 딸과 말다툼을 벌이고 침울한 자신의 정신 상태를 숨기지 않는다. 아빠는 딸에게 나이가 들면 만나게 될 남자들, 파티, 마약, 성에 관한 주제들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해준다. 두 사람은 리조트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웰스 감독은 아빠와 딸의 공간을 마치 세상과 고립된 것 같은 분위기에서 그들의 서사를 이어간다.  
 
12세 나이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른스러운 연기를 하는 코리오는 칸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은 스타 중 한 명이었다. 아역 배우라는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녀의 연기 데뷔작이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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