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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야 산다" 씀씀이 조이는 한인들

고물가 계속되자 '짠물 소비'
그로서리 바긴 마켓서 장봐
무지출 도전·쿠폰 활용 나서

LA 한인타운 시온마켓 버몬점에서 열린 99센트 생활용품 할인행사에서 한인 고객이 쇼핑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 한인타운 시온마켓 버몬점에서 열린 99센트 생활용품 할인행사에서 한인 고객이 쇼핑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선밸리에 사는 최윤아(43)씨는 지역 그로서리 아울렛 바긴 마켓에서 장을 본다. 달걀 더즌에 1달러, 난화분 4달러 등 대형 마켓보다 최고 40%까지 저렴하다. 최 씨는 “식품점의 로스나 마샬 같은 곳”이라며 “아울렛 식품점으로 바꾸면서 식비가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LA 한인타운에서 일하는 김정한(34)씨는 덮밥 전문점 요시노야에서 자주 점심을 먹는다. 김씨는 “덮밥 하나에 7~10달러로 타운 내 일반 점심보다 최대 50%나 저렴하고 쿠폰을 사용할 수 있어 가성비 최고”라고 말했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완화하면서 ‘보복 소비’ 열풍에 탑승해 과다 지출을 하던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짠물 소비로 바뀌며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수개월째 고물가가 이어지자 한인들에게도 최대한 지출을 줄이는 ‘짠물 소비’ 생활이 어느덧 자리를 잡았다.  
 
한인 ‘짠물 소비족’ 사이에서는 냉파(냉장고 파먹기), 무지출 도전, 마켓 전단지 공부, 미니멀리즘이 인기다.  
 
이주연(36)씨는 “냉장고가 빌 때까지 마켓에 가지 않고 버틴다”며 “냉장고가 비면 전단지 세일 품목을 확인하고 그 중 필요한 식품을 적은 후 장을 보는 규칙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한 달에 한 번 일주일 무지출에 도전하고 물건을 중고시장에 판매해 현금을 늘리고 집안도 비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짠물 소비’가 일상에 자리 잡은 가운데 지난달 주택, 의료, 항공 요금 및 기타 서비스의 가격이 상승해 한동안 심각한 인플레이션은 오래갈 것으로 전망된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2%, 전월보다 0.4% 각각 올랐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인 전년 동월 대비 8.1%, 전월 대비 0.3%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국제유가 하락세로 에너지 가격지수가 2.1% 하락했으나 식료품과 주거비용이 각각 0.7%, 0.8% 등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전체 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에너지 부문에서도 천연가스와 전기료가 전월보다 각각 2.9%, 0.4% 올랐고, 식료품과 주거비용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각각 11.2%, 6.6%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심각한 인플레이션 상황이 재확인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에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연준이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해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9월 CPI 발표로 다음 달 회의에서도 자이언트 스텝이 힘을 받고 있다.  
 
코메리카 뱅크의 빌 아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19에서 회복되면서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됐다”며 “인플레이션이 적어도 몇 달은 더, 아니 몇 분기는 더 유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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