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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해킹 없는 성장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스타트업 사무실에 꼭 한 권 놓여 있는 책이 라이언 홀리데이의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다.  
 
흔히 스타트업 초기에 빠른 성장을 끌어내는 마케팅 방법론으로 통하는 그로스 해킹은 그냥 ‘그로스(성장) 마케팅’이라고 해도 충분해 보이는데 굳이 ‘해킹’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뭘까.
 
마케팅보다 해킹이라는 표현이 훨씬 더 눈길을 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꼭 그 이유만은 아니다. 자동차의 새 모델이나 새로운 라면을 내놓는 것과 달리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론칭한 기업은 사용자를, 그것도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많이 끌어들이는 마케팅 방법을 새로 직접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게다가 이미 단단하게 구축된 시장에서 틈을 찾아야 하니 말 그대로 해킹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전자상거래 지불 수단으로 유명해진 페이팔도 초기에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금융 규제와 관행을 무시하는 그로스 해킹을 하면서 위험을 초래했고, 페이스북도 초기에는 ‘빠르게 움직이고 파괴하라’는 기업의 모토를 갖고 있었다.
 
요즘 들어 이런 파괴적 성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링크드인의 설립자 리드 호프먼은 『블리츠스케일링』에서 그로스 해킹법을 강조했지만,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스타트업은 성장 과정에서 시스템을 무너뜨리거나 실제적인 손해를 끼치지 않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이 빚어낸 사회 분열과 시장 파괴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지만, 이미 기존 산업을 무너뜨리거나 꺾고 강자가 됐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제는 그로스 해킹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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