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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글] 나의 영원한 스승, 김동길

무지개를 사랑하며 아침 해가 뜨는 것과 저녁놀에 무한한 매력을 느끼셨던 김동길 교수님!  
 
교수님께서는 (사)태평양시대위원회를 조직하시며 “장차 한국이 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인류의 새 시대를 이끌어 가는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 높은 수준의 도덕, 높은 수준의 생산성이 있는 민족이 되어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민족은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저희에게 창조적 소수가 되길 당부하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보스턴 대학교에서 서양사를 공부하시고 귀국하신 후 조국의 민주화라는 새로운 민족적 과제를 안고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자유민주주의의 참된 가치를 가르치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역사와 상황을 외면하시기보다는 이에 도전하는 고역을 택하신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이셨으며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격랑을 몸으로 감당하셨습니다. 교수님께서 유신헌법 철폐 운동을 주도하고 학생시위를 충동하여 내란을 선동했다는 조작된 혐의로 인해 징역 15년형을 받았을 때 “법이 법 같아야지!”라는 말을 남기며 항소를 포기하신 것은 법조계에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군사 독재자들이 교수님의 모든 것을 빼앗아갔지만, 교수님의 가슴에는 분노나 원한의 감정이 없이 오히려 시련과 고통을 안겨준 그들을 사랑으로 용서하셨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의 글은 역사가가 지녀야 할 안목에 뛰어난 문장력과 유머로 조화를 이루어 늘 진한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학창시절 저의 가방에는 언제나 교수님의 책이 들어 있었습니다. 새로 나온 교수님의 책을 구입해서 밤을 꼬박 세우며 읽은 날도 무수히 많았습니다. 지금도 제가 소중히 보관하며 사용하고 있는 몽블랑 만년필은 대학생 시절에 교수님께서 몽블랑 만년필로 칼럼 쓰시는 모습을 어느 월간 잡지 사진에서 보고 너무 멋이 있어서 곧바로 만년필 가계로 달려가 구입한 것입니다. 특히, 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교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인생의 주제는 사랑이고, 역사의 주제는 자유”임을 깨달은 것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저희에게 자유와 사랑은 나무와 뿌리처럼 얽히어 있는 것이라며, 프랑스 대혁명이 자유와 평등과 사랑을 3대 모토로 내걸면서 자유를 우선 앞장세운 그 뜻을 이해하길 바라셨습니다. 특히 존재의 유일한 기초는 자유라고 강조하시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자유이며 자유가 없으면 인간의 생존에는 이렇다 할 의미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이웃을 사랑하는 감격 속에서 사시며 “사랑 때문에 나는 자유를 택하였고, 사랑이 영원하기 때문에 자유 또한 영원하다”는 말씀을 저희에게 항상 하셨습니다.  
 


제가 교수님의 부름을 받아 (사)태평양시대위원회 미주 회장직을 맡아서 교수님의 일을 도우며 개인적으로 가르침을 받은 5년의 세월은 저에게 너무나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교수님께 길을 물었으며, 교수님께서 저에게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후로 교수님은 저에게 ‘큰바위 얼굴’이 되셨습니다.  
 
역사의 언덕 위에서 예언의 나팔을 부셨던 교수님! 저희의 곁을 떠나셨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습니다. 저희도 언젠가 교수님이 계신 곳으로 갈 것입니다. 다만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저희는 교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 높은 수준의 도덕, 그리고 높은 수준의 생산성을 가진 창조적 소수의 삶을 살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교수님,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손국락 / (사)태평양시대위원회 미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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