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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관광 도시 시카고

박춘호

박춘호

여행잡지인 콘데 내스트 트래블러가 매년 발표하는 최고의 여행 도시에 시카고가 1위에 올랐다. 지난 2017년 이후 6년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 잡지는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 뿐만 아니라 소도시만 뽑은 최고의 여행 도시도 선정한다. 아울러 최고의 호텔과 스파, 항공사, 섬 등도 선정해 여행을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나름대로의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이 잡지가 시카고를 최고의 여행도시로 선정한 이유를 살펴봤다. 보다 객관적인 분석을 위해 잡지사의 설명을 그대로 옮겨 본다.  
 
우선 ‘인상적인 건축물과 1등급의 박물관들, 유명 셰프들과 양조장 등으로 시카고는 월드 클래스 여행 도시’라고 설명하고 있다. 건축물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이 시카고가 어느 도시에 비해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1871년 시카고 대화재 이후 최신 기술과 공법, 신진 건축가들이 바람의 도시로 몰려들면서 건축 붐이 일었고 이후 마천루라는 이름이 처음 탄생한 곳이 시카고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시카고 건축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시어스 타워를 비롯해 존 행콕 빌딩, 트럼프 타워, 에이온 빌딩, 트리뷴 타워, 리글리 빌딩 등 시카고를 상징하는 유명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가장 최근에는 기존에 완다 비스타 타워라고 불렸던 세인트 레지스 시카고라는 건물이 시카고 강변에 세워졌다. 이 건물은 시카고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니 갱이 설계한 건물로 101층 높이인데 전 세계에서 여성 건축가가 만든 건물로는 가장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시카고에는 유명 건축가들이 많은데 역사적으로도 긴 리스트가 필요할 정도다. 초원 양식의 스타일을 마련했고 현대 건축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와 루이스 설리반, 다니엘 번햄, 루드윅 미스 반 데 로우, 브루스 그래햄, 파즐러 칸, 헬무트 얀 등 시카고에서 태어났거나 활동한 유명 건축가들이 즐비하다. 지금은 지니 갱, 아드리안 스미스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고 있는 시카고의 건축가들이 역시 다수다.  
 
외관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큰 시카고의 건축물을 제대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시카고건축센터에서 진행하는 건축 투어가 제격이다. 도보로도 할 수 있고 날씨가 허락한다면 크루즈를 타고 시카고 곳곳을 누빌 수도 있다. 시카고건축센터에서 상영하는 짧은 동영상만 봐도 왜 시카고가 건축학적으로 유명한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운타운 곳곳을 돌아다니는 오픈형 이층버스를 타도 좋다.  
 
시카고가 최고의 여행 도시로 선정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일등급의 박물관들이다. 뮤지엄 캠퍼스에 위치한 필드 자연사 박물관을 비롯해 쉐드 수족관, 애들러 천문대를 비롯해 시카고 미술관과 과학산업박물관, 현대미술관, 역사박물관 등은 언제 방문하더라도 여행객들과 학생들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는 필드 박물관의 초대형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 ‘수'와 쉐드 수족관의 벨루가 고래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쉐드수족관이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리노베이션을 준비하고 있고 애들러 천문대 역시 팬데믹 기간 중에 문을 닫고 보수 공사를 하고 있어 어떤 모습으로 다시 관람객들을 맞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아울러 하이드팍 인근의 산업과학박물관은 1893년 시카고 만국 박람회 당시 전시장으로 조선 사절단이 태극기를 게양하고 전세계에 조선의 자주 독립국임을 알렸던 곳이라 더욱 애착이 간다. 바로 옆 잭슨파크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센터가 지어지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잡지에 따르면 ‘유명 식당과 양조장도 많은 시카고는 또 다양한 네이버후드가 많다. 모두 77개의 네이버후드가 있다’고 했다. 사실 시카고는 필센과 그릭 타운, 앤더슨빌, 리틀 이태리 등 그곳만의 색다른 면모를 지닌 지역이 다양하다. 콘데 내스트 트래블러는 ‘적어도 예닐곱번은 방문해야 꼭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네이버후드마다 특유의 식당들이 즐비한데 개인적으로는 에디오피아 식당과 스웨디시 베이커리, 길거리에서 파는 타코와 타말리, 24시간 영업하는 폴리시 소시지가 인상에 남는다.  
 
일반적으로 여행이라고 하면 일상을 떠나 휴식을 취하거나 재충전의 기회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자연 환경을 즐기거나 멋진 야경을 보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 시카고도 나름의 역사와 함께 건축물, 박물관을 살펴보고 다양한 네이버후드의 특색을 확인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훌륭한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까지 타지나 한국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보면 시카고의 깨끗한 도심과 정돈된 도시 환경, 풍부한 여행 인프라에 크게 감명받는 경우가 많이 봤다. 이렇게 멋진 곳인지를 몰랐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에 나가는 시카고 관련 뉴스가 아직도 강력사건이나 부정부패가 대부분이다 보니 시카고의 진면목까지 알리기엔 갈 길이 멀다. 이렇게 멋진 시카고가 제대로 알려지기 위해서는 시카고언들이 먼저 그 아름다움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가을을 맞아 글렌뷰의 네이처 센터 트레일을 찾아 단풍잎을 밟으며 산책하는 것도 좋다. 옥토버페스트를 찾아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도 멋지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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