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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비에 젖는 창

거친 빗소리가 제멋대로인 것이
 
눈 없는 그대의 지혜를 닮았습니다
 
대답이 들릴 듯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
 
방울방울 꽃물로 떨어집니다
 
 
 
그리운 점하나 찍고 돌아서는 외로운 냄새가
 
계절의 등을 밀고
 
바람은 숨을 쉬는 난간에서만 불고 있습니다
 
말말이 물이 들어 떨어지는 체온에
 
꽃들의 마음도 상해만 갑니다
 
 
 
사방을 둘러보며 숨을 쉬는 일과
 
깊게 들이쉬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은 날들
 
 
 
높은 곳에서 서둘러 뛰어내릴 수만 있다면
 
살 수 있는데 이쪽과 저쪽이 다른 숲이고 강이고
 
바다의 아픔이랑 그 차이를 몰라
 
서 있는 앞이 늪인지 습지인지
 
바로 서 가는 길에 진흙탕만 지천입니다
 
 
 
귀 열어두고
 
가다가 엎드리다가 돌아서 보다가 가슴 치다가
 
거기에 있습니다
 
길 찾아가는 고된 그대의 길
 
 
 
애써 웃으며 눈치 보며 반짝이다
 
손 흔들고 돌아와 보는 그대의 창에
 
바람만 솟구치는 그리움 고이고
 
들찬 황금의 땅 된서리 맞으랴 그것이 두렵습니다

손정아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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