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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에서 요리사로…주류언론 이지연씨 조명

서울에서 소울 푸드 가져와
"영혼 담은 소울푸드 만든다"

남부지역 유력신문인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은 28일 'K팝 가수'에서 요리사로 변신해 애틀랜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지연씨의 인생역정을 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의 제목은 '애틀랜타 요리사가 서울에서 소울 푸드를 가져오다'로 이씨는 2010년부터 애틀랜타에서 '에어룸마켓 비비큐'를 운영하고 있다. 이 음식점은 이달 초 요식업 전문지 '푸드 앤 와인 매거진'에서 '조지아주 최고 바비큐 식당'에 선정됐다.
 
신문에 따르면 이씨는 5살 때부터 가난한 형편에 돈을 벌러 서울로 떠난 부모를 대신해 대구의 할머니 손에서 자라면서 요리를 배웠다.
 
이씨는 "할머니는 여성으로서, 요리사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라며 "할머니가 내 입맛을 만들었고, DNA를 물려주었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10살 때 서울로 상경해 반지하 방에서 부모와 살게 됐다. 그는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집과 똑같았는데 크기는 훨씬 작았다"며 "집안에 부엌이 없어 다른 3가구와 함께 야외 부엌을 썼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1987년 가수로 데뷔해 '난 아직 사랑을 몰라' 등의 노래로 큰 인기를 끌게 됐다. 그러나 매일같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몸무게가 40㎏까지 빠졌고 우울증에 걸렸다.
 
결국 이씨는 18세가 되던 1990년 가수를 그만두고 연상의 남편과 함께 애틀랜타로 향했다. 부부는 애틀랜타의 번화가 벅헤드에서 여러 가지 음식점을 운영했다. 그러나 운영이 잘되지 않아 파산했고, 이씨는 2006년 남편과 이혼했다.
 
이씨는 이혼 후 얼마 남지 않은 돈으로 요리학교를 졸업한 후, 36살의 나이에 초보 요리사로 인생을 다시 시작했다. 결혼생활 18년 만에 남은 것은 단칸방 아파트에 텅 빈 은행 통장뿐이었고, 식당에서 시급 10달러를 받고 샐러드와 디저트를 만들어야 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이씨는 식당에서 동료 요리사 코디 테일러와 만나 동거하게 됐고 함께 한국을 여행했다. 테일러는 한국에서 고추장을 맛본 후 "고향인 텍사스 바비큐립의 맛과 같다"고 떠올렸다.
 
고추장을 미국식 비비큐에 접목한 것은 테일러의 아이디어였으나, 이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고추장, 된장 등 다양한 한국식 소스와 식재료를 미국 음식에 접목했다.
 
이씨는 "우리가 만드는 건 퓨전이나 하이브리드가 아니고, 지연과 코디의 소울 푸드"라며 "한인 이민 1세로서 내 영혼(소울)을 이 나라에 가져와 소울푸드를 만들고 있다"고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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