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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빙하특급 ‘세계 최고의 설국 열차’

스위스 (2)

스위스에서 안 하면 서운한 것 중 하나가 글레시어 익스프레스(Glacier Express)다. 우리말로 바꾸면 빙하특급. 알프스를 달리는 스위스의 빙하특급은 유럽, 아니 ‘세계 최고의 설국 열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빙하특급은 체르마트(Zermatt)부터 생모리츠(St. Moritz)까지, 이탈리아 국경과 맞닿은 스위스 남부를 가로지른다. 총 291개 다리와 91개 터널을 지나는 ‘특급’ 열차이지만, 결코 빠른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균 시속이 23~24마일로 ‘세계에서 가장 느린 특급열차’로 유명하다. 이렇게 느긋한 열차에 ‘특급’이란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열차를 타고 마주하는 특급 풍광에 있다.
 
또한 거리가 아닌 고도로 따질 때도 얘기가 달라진다. 가장 낮은 지점인 해발 1900피트 쿠어(Chur)에서 6700피트 오버알프 패스(Oberalp Pass)에 이르기까지 빙하특급은 알프스의 드라마틱한 굴곡을 그리며 통과한다.
 
무엇보다 빙하특급은 알프스의 웅장한 자연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말라는 듯 발아래부터 천장까지 전부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스위스 골짜기를 지날 땐 마치 구름 위를 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투명한 차창 너머 만년설 덮인 알프스의 봉우리가 나타날 때면 기차 안에서 ‘아’ 하는 탄성이 터져 나온다.
 


어디 그뿐이랴… 굽이치는 협곡, 소와 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초록 목초지, 호젓한 호수, 시원한 계곡… 세월아 네월아 달리는 이 빙하특급 열차는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을 가장 극적인 형태로 여행자들에게 내보인다.
 
빙하특급 열차가 운행을 멈추는 곳은 세계의 명봉 마터호른이 수호신처럼 우뚝 솟은 체르마트다. 체르마트는 휘발유 자동차의 진입이 금지된 무공해 청정 마을이다. 이곳의 교통수단은 전기자동차와 마차 등이다. 그래서인지, 공기부터가 상쾌하고 깨끗하다.  
 
체르마트가 전 세계인들에게 꿈의 여행지로 손꼽히는 것은 세계의 명봉이자, ‘알프스의 여왕’으로 불리는 마터호른이 수호신처럼 우뚝 솟아 있기 때문이다. 영화사 ‘파라마운트’ 사의 설산 로고와 스위스 허브 캔디인 ‘리콜라’도, ‘토블론’ 초콜릿도 바로 이 마터호른을 그린 것이다.
 
프랑스의 몽블랑, 스위스의 융프라우와 함께 알프스 3대 미봉으로 평가받는 마터호른은 고르너그라트(Gornergrat) 전망대에서 감상하면 제일 근사하다. 해발 10000피트 고르너그라트까지는 산악 열차를 타고 편안히 오를 수 있다. 마터호른을 지척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마터호른과 머리를 맞대고 서 있는 브라이턴 호른, 몬테로사 등 하얀빛으로 일렁이는 설국의 장엄함이 펼쳐진다.
 
스위스의 아름다움은 차원이 다르다. 아름다움 그 이상의 영험하고 신비로운 기운마저 감도는 듯하다. 그래서 스위스를 찾은 여행자들은 세상에 이런 아름다운 자연이 존재할 수도 있구나… 그저 넋을 잃고 감상할 뿐이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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