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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상적인 북적임, 우거진 녹음이 워싱턴의 매력"

로스쿨 학업과 집필 생활에 눈코뜰새 없어도
"여성의 유리천장 없는 워싱턴 생활에 만족"

 
 
"지금까지 수많은 곳을 여행했는데, 워싱턴에 오니 세계의 중심에 와 있는 기분이 듭니다. 미국의 수도이자 대표 국가기관들이 모여있는 DC에서 생활하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금까지 스물 두 권의 여행서를 출간한 여행 전문 에세이 작가이자 현재 조지타운대학 로스쿨에서 수학중인 맹지나 씨를 가을 냄새 물씬 풍긴 23일 오전, 워싱턴DC에서 만났다. 맹 작가가 출간한 22권의 여행서 중에는 가이드북도, 에세이집도 있다.  
맹 작가는"워싱턴은 만나자마자 아주 마음에 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정도의 북적임과 녹음과 도시가 공존하는, 밸런스가 아주 좋은 도시라는 느낌인데 아직 얼마 안되었지만 6주 정도 살아보니 그 첫 느낌이 맞다는 확신이 매일 거듭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행정적이고 차가운 이미지도 있었는데 살아보니 런던이나 뉴욕보다 훨씬 더 친근하고 다정한 분위기가 공기 중 떠다니고 있다"는 작가다운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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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방송인으로 활동했고, 배우 김 범 씨의 사촌누나로도 유명한 맹 작가는 워싱턴에서 학업과 집필을 병행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 뉴욕 가이드책을 쓰기로 출판사랑 계약을 했고, 코로나가 터지면서 출간이 계속 늦어지고 있어 올말까지는 완성해야 한다”며 워싱턴서 바쁘게 살고 있는 현재의 일상을 공유했다.  
그녀에게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은 두번째 에세이집 ‘크리스마스 인 유럽’이라고 했다. “’크리스마스 인 유럽’은 유럽에서의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을 담아낸 여행서로 독일, 런던, 알자스, 스위스, 파리의 크리스마스 시즌의 아름다운 축제 분위기를 묘사했어요. 1달 내내 유럽에서 크리스마스 마켓만 다녔는데, 너무나 낭만적인 한달이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인상이 깊었던 책은 유럽의 대표적 휴양지 남프랑스를 안내하는 ‘남프랑스 홀리데이’라고 했다. 맹작가는 “한국에서 남프랑스만 단독으로 다룬 가이드북으로는 유일한데, 이렇게 인기를 끌 줄 몰랐다. 한국사람들이 남프랑스 여행에 관심이 지대하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책을 쓰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고, 번아웃이 와서 파리에 1년 정도 머물렀는데, 그때 내가 출판사에 제안을 해서 쓰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발령으로 호주에서 2년정도 생활을 했다는 작가는 어린 시절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한국에 돌아와서는 가수연습생으로 생활을 하기도 했다. 어린시절 익힌 영어를 영자신문과 영자신문을 보며 독학해 고려대학교 국제학부에 진학했다. 맹 작가는 “국제학부를 다닐 때 법학과 수업도 들었는데, 교수님이 미국 로스쿨을 가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10년간 여행작가로 책을 쓰면서 머릿속 한구석에 그 생각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터져 여행길이 막히며 ‘꼭 로스쿨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맹 작가가 워싱턴에서 갖게 된 새로운 꿈은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가 되는 것. “스스로도 소송을 겪어봤고, 음악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지인들이 법적 문제에 직면하는 것을 많이 봤다. 필드 경험이 있는 내가 로스쿨을 졸업하면 특히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대 중반에 로스쿨에 합격해서 미국에 유학을 간다고 하니 또래 여성들에게 많은 격려, 응원 메세지를 받았다"는 맹 작가. 그녀는 "미국에 오니 내 나이에는 누구도 관심이 없더라. 반면에 나 스스로 한국에서는 늘 따라다니는 ‘여성’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억눌렸다"며 "‘여성’ 방송인, ‘여성’ 여행작가. 한국에는 아직도 여성들에게 ‘콘크리트 천장’이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맹 씨는 "아직까지는 이런 이유들로 한국에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기효능감인 것 같아요. 15년 이상 여행을 다니고, 10년 이상 책을 쓰면서 ‘내가 결정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들이 반복해서 쌓였고, 자기효능감이 높아지더라고요. 뭐든지 작은 것부터 도전을 해보면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어 훌훌 떠날 수 있더라고요”라는 작가의 말에 기자도 공감했다.   

김정원 기자 kimjungwon1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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