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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달 이야기

지난 10일 추석날 저녁, 날씨가 흐려 보름달을 못 보나 했는데 저녁 7시경 요란하게 전화벨이 울린다. 손주를 맡기고 잠깐 외출한 며느리다. 흥분된 목소리로 지금 집채만 한 보름달이 솟아오르고 있으니 빨리 밖으로 나오란다. 미국 며느리지만 2주 전 필자가 쓴 추석 칼럼을 구글링하는 등 한국문화라면 귀찮을 정도로 묻고 파고드는 등 피로 낳은 아들, 딸보다 훨씬 지한파에 속한다.
 
아내와 함께 손주 손을 나눠 잡고 현관을 나서니 동쪽 하늘이 온통 장관이다. 반나절 전고국 산하를 비추었던 엄청난 크기의 밝은 보름달이 계수나무를 한끗 머금은 채 우리 집을 문안이나 하듯 키 큰 두 나무 사이로 고개를 디밀고 있지 않은가?
 
보름달은 해와 지구, 달이 일직선일 때 볼 수 있다. 그런데 달이 지구를 정방형이 아닌 타원 궤도로 공전키 때문에 보통의 경우 완벽한 원을 구성치 못한다. 그런데 2022년 올 추석에 뜬 보름달은 백 년 만에 보는 완벽한 풀문(Full Moon)으로 이날을 놓치면 38년 후인 2060년까지 기다려야 할 정도로 귀한 존재였다.
 
어릴 때 고향에서 본 달 색깔은 붉었던 것 같다. 그러나 요즘은 노란색 또는 푸른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대기 중에 먼지나 오염물질이 많이 쌓였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빛이 지구를 향하면서 대부분의 색상은 대기권에 도달하기 전 흩어지고 노란색만 지구에 도달하므로 생기는 현상임도 이번에 확인하였다.
 


한국은 지난 6월 21일 ‘누리호’를 세계 6번째로 우주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이어 8월 6일 미국의 팰컨 9 라는 로켓을 통해 우리의 달 탐사선 ‘다누리’를 우주로 보냈고 현재 달을 향해 항해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올 12월 16일 달궤도 진입, 12월 31일 달 상공 100km 도달, 그리고 1년간 매일 달 주위를 12번씩 돌며 5개의 탐사체(NASA의 셰도캠 포함)로달 표면을 정밀 탐색하게 된다.
 
달까지 직선거리는 38만4399km다. 1969년 7월 16일 아폴로 11호는 4일이 채 안 걸려 7월 20일 도착했다. 그런데 ‘다누리’는 4개월 이상? 이는 적은 연료로 더 많은 장비를 싣고가기 위한 고육지책을 택했기 때문이다. 즉 달을 향해 직선 비행하는 대신 오히려 태양 쪽으로 멀리 날아간 뒤 기수를 돌리므로 총 59만5600km를 가는 완행비행로를 택했다.
 
이유는 기대기 전법! 즉 태양, 지구, 달 등 행성의 중력에 기대어 비행하므로 연료소모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다누리의 1차 목표는 ‘요정의 탑, 정체, 자기장 형성의 미스터리, 영구음영지역의 물 존재’ 등 달의 3대 비밀에 대한 해답을 갖고 오는 것이란다.
 
천문학자들이 가정하는 달의 생성설 가운데 가장 유력한 학설이 충돌설이다. 태초에 지구가 화성만 한 크기의 천체와 충돌하면서 그 충격으로 떨어져 나간 조각들이 기체와 먼지 구름을 만들면서 달이 생성되었다는 이론이다. 그때 충돌로 인해 튀어져 나온 여러 철과 중금속 조각들이 지구에 있던 액체상태의 철과 합쳐져 더 큰 금속의 핵을 만들었고 그것이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하므로 대기권을 유지하고 또 태양의 인력을 차단해 지구가 인간의 생존환경을 보존케 되었다 뭐 이런 추론이다. 바라기는 ‘다누리’의 이번 여정을 통해 이런 추론을 증명하고 또 달의 비밀 중 일부라도 밝혀 세계 각국의 교과서에 누리호와 함께 다누리의 성공담이 소개되었으면 한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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