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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창업자의 말솜씨

사무실 공유 업체 위워크(WeWork) 창업자이자 CEO였던 애덤 뉴먼은 2019년 기업공개(IPO) 실패와 재정 손실, 회사 이익보다 자기 재산 불리기를 앞세웠다는 비판을 받으며 회사를 떠났다. 많은 투자자가 손해를 봤고, 그중에서도 소프트뱅크의 손정의가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하지만 손정의는 뉴먼을 고소하지 않았고, 오히려 큰돈을 챙기고 조용히 사퇴하게 해줬다.
 
업계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뉴먼이 플로(Flow)라는 부동산 스타트업으로 재등장했다. 위워크의 사업 모델이 사무공간을 공유하는 것이라면 플로는 주거공간, 즉 아파트 소유를 단순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알려졌다. 그런데 이는 뉴먼이 위워크를 이끌던 당시 위리브(WeLive)라는 이름으로 시도했던 사업 모델이다. 뉴먼은 “위워크를 망친 인물”이라는 말을 들으며 물러났는데 그때의 아이디어를 다시 들고나온 것.
 
그런 뉴먼이 이번에는 유명 벤처캐피털인 앤드리슨 호로위츠에게서 거액을 투자받아서 부동산을 매입 중이다. 업계에서 ‘찍힌’ 인물이 어떻게 이런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 뉴먼을 만나본 사람들은 그가 “아주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히브리 억양이 강한 영어를 구사하는 그는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상대에게 설득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베테랑 IT 기자도 그의 재기를 비판하던 중에 “그런데 만약 그가 내게 사업 아이디어를 설명했으면 나도 투자했을지 모른다”고 했을까. 그러나 투자자를 설득하는 건 창업자가 해야 할 일의 일부에 불과하다. 투자받은 돈으로 시장에서 구상을 증명해야 진정한 사업가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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