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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진영 갈등…공석사태 불렀다

‘대행 임명’ 놓고 정파간 싸움
의회 표결권 없이 200일 넘겨
한인타운 각종현안들은 뒷전

한인사회 꿈이었던 선거구 단일화는 이뤄냈다. 그런데 단일화된 첫해부터 시의회 내 알력다툼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정작 한인 목소리는 묻히고 있다.  
 
공석이 길어지는 동안 10지구와 한인타운은 200일 이상 표결권이 없었다. 어느새 진영 갈등의 전장으로 전락했다. 한 주민은 “할리우드나 셔먼오크스 같은 부유층 지역이었다면 절대 이렇게 오랫동안 공석으로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석 발단은 흑인 정치인 사이 갈등
 
같은 인종이라고 친구는 아니다. 마크 리들리-토머스(MRT) LA 10지구 시의원과 허브 웨슨 전 10지구 시의원이 그렇다. 익명을 원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그 둘은 잘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MRT는 지난해 10월 뇌물 등 20개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며 시의회서 정직 처분을 받았다. 그 뒤 누리 마르티네스 시의장은 칼리 카토나 10지구 수석보좌관을 임시관리인으로 지명했다. 하지만 카토나는 시의회에서 표결권이 없었다. 10지구 주민들이 이에 반발하자 마르티네스 시의장은 임기만료로 물러났던 허브 웨슨을 지명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했다.  
 
웨슨의 MRT 몰아내기… MRT의 반격
 
웨슨 대행은 시의회로 컴백하자마자 MRT 사람들인 카토나 수석보좌관과 페르난도 라미레스 차석보좌관을 해고했다. 이후 자기 사람인 헤더 허트를 수석보좌관으로 넣었다.  
 
MRT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MRT와 깊은 관계가 있는 남부기독교지도자회의(SCLC)는 웨슨이 이미 시의회서 세 차례 임기를 모두 마쳤기 때문에 대행으로 적법하지 못하다며 제소했다. 이어 법원의 직무 정지 명령을 받은 웨슨이 대행직에서 사임하면서 10지구는 또 공석이 됐다.
 
시의장직 정쟁
 
공석 논란 뒤에서는 시의회 실세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차기 시의장직을 놓고 마르티네스 현 시의장과 마퀴스 해리스-도슨 시의원이 신경전 중이다. 중도/기득권과 강성진보/아웃사이더의 대결로 압축된다. 시의장 선거서 1표가 아쉬운 마르티네스가 10지구 대행으로 끝까지 웨슨을 고집했던 이유다.
 
마르티네스가 중도/기득권 라인이고, 해리스-도슨이 강성진보/아웃사이더 편에 있다. 특히 1지구 당선인 유니세스 에르난데스를 비롯해 오는 11월 선거에서 5·11·13지구에서 강성진보 진영이 휩쓸면 해리스-도슨의 시의장 당선이 유력하다. 허트 대행 인준안에 반대표를 던진 5명을 비롯해 새로 시의회에 입성할 3명이 해리스-도슨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다. 해리스-도슨이 과반인 8표를 받고 마르티네스를 시의장직에서 밀어낼 수 있는 시나리오다.    
 
MRT 유죄·사임·양형 협상시 보궐선거
 
강성진보 진영에선 10지구 대행으로 허트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허트는 일부 기득권 진영이 밀고 있는 사람이라면서 대행 인준 절차가 투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31일 소위원회인 ‘규정·선거·정부간 관계위원회’에서 허트 인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소위원회 위원은 모두 마르티네스 진영이다.  
 
허트는 내일(2일) 시의회 본회의 인준안에서 8표만 받으면 10지구 대행으로 임명된다. 인준안에는 MRT 재판 결과에 따라 보궐선거 옵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MRT가 법원에서 유리한 평결을 받거나 양형 거래 시 시의원으로 복귀할 수 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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