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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방역복 못 벗은 한국

지난주 미국 워싱턴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 뒤 계산대 앞에 섰는데 평소보다 휑한 광경이 낯설었다. 가만 보니 계산대마다 있던 플렉시 글라스 가림막이 철거됐다. 월마트·코스트코 등 대형마트 대부분은 코로나19 발병 직후인 2020년 초 점원과 손님 사이에 투명한 가림막을 설치했다. 가림막이 감염 확산을 막는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도 나오지 않았지만, 누구도 바이러스에 대해 알지 못하던 그땐 불안감을 낮추는 장치였다.
 
미국 연방 및 주요 주 정부는 지난 2~3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지난 4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마지막 보루였던 항공기·기차·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는 연방법원 명령으로 폐지됐다. 지난 6월엔 CDC가 미국행 항공기 탑승 시 코로나 음성 검사서 제출을 의무화한 명령을 철회했다.  
 
코로나 규제 완화의 종지부를 찍은 건 CDC가 이달 발표한 새 지침이다. 감염병 대유행 초기부터 금과옥조로 삼은 ‘6피트(약 1.8m) 거리 두기’ 권고마저 없앴다.
 
이제 미국인들 일상은 코로나 이전으로 거의 돌아왔다. CDC는 전략 전환 배경을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지만, 더는 코로나가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생활의 일부”가 됐기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일방적 통제 대신 개인이 예방법을 스스로 결정할 시점이라고 봤다. 정부 감염병 관리는 고령·기저질환 등 고위험군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게 옳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과 코로나 감염으로 면역력이 높아졌고, 치료 및 예방 수단이 다양해져 중증화 및 사망 위험이 줄었다는 과학적 근거도 제시했다.
 
지난주 인천공항에 도착해 접한 한국은 딴 세상이었다. 발목 길이 하늘색 방역복과 페이스 쉴드·마스크·장갑으로 무장한 검역소 직원들은 팬데믹 초기와 같은 모습이었다. 한국행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해외 현지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도착 후 하루 안에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다음 달 일본이 입국 전 검사를 해제하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모든 입국자에게 코로나 검사를 요구하는 유일한 나라가 된다.  
 
인구 100만 명당 하루 평균 확진자 수 세계 1위인 한국(2005명)이 그런 요구를 하는 모순을 정부는 상대국에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같은 기준 미국 확진자(277명)는 한국의 7분의 1 수준이다. 독일(399명)·프랑스(268명)도 비슷하다. 글로벌 팬데믹 대응에서 한국만 섬처럼 고립되고 있다.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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