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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지구 대행 인준안 부결…보궐선거 길 열렸다

허트 1표 부족해 시의회서 거부
일단 '장기 공석 사태'는 막아
리들리-토머스 유죄 나오면 선거

LA 10지구 시의원 대행에 지명된 헤더 허트 임시관리인이 30일 오전 LA 시의회에서 열린 인준표결에서 임명안이 부결된 뒤 존 페라로 대회의실을 걸어 나오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 10지구 시의원 대행에 지명된 헤더 허트 임시관리인이 30일 오전 LA 시의회에서 열린 인준표결에서 임명안이 부결된 뒤 존 페라로 대회의실을 걸어 나오고 있다. 김상진 기자

헤더 허트 LA 10지구 임시관리인의 시의원 대행 인준안이 부결됐다. 이에 따라 보궐선거 가능성도 열리게 돼 한인사회의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LA시청 존 페라로 대회의실에서 열린 LA시의회 본회의에서 누리 마르티네스 시의장이 발의한 허트 10지구 대행 인준안은 찬성 9표, 반대 5표로 통과되지 못했다. 가결에 필요한 10표에서 1표가 부족했다.
 
이번 인준안에는 허트 대행이 연방법 위반 20개 혐의로 정직 처분을 받은 마크 리들리-토머스 LA 10지구 시의원이 무죄 평결을 받기 전까지 허트가 시의원 대행 역할을 계속 맡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재판이 장기화할 경우 리들리-토머스의 잔여 임기인 2024년 12월까지도 허트가 대행을 맡는다는 내용도 있었다. 통과됐다면 한인사회가 원했던 보궐선거 기회가 물거품이 될 위기였다.  
 
허트 관리인은 성명을 통해 “10지구에 대변인이 시급하다는 것을 시의회가 알았으면 좋겠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날 대회의실 참석자 절반가량은 허트 지지자였다. 이들은 ‘헤더 허트(Heather Hutt)’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와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했다. 한인은 10여명만 참석해 대조를 보였다.  
 
한인 참석자 한명은 “리들리-토머스가 내년 초 유죄 평결을 받을 경우 즉각 보궐선거를 추진해야 한다”며 “1년이 훨씬 넘는 시간 동안 대행으로 계속 앉힐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인타운이 올해 단일화되면서 10지구에 한인사회가 원하는 후보를 드디어 선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가운데 허트가 사실상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2024년 선거를 맞이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이다. 허트는 과거 주하원 선거에 도전한 바 있다.  
 
이제 인준안은 오늘(31일) 오후 2시 소위원회인 ‘규정·선거·정부간 관계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소위원회에서는 대행 임명 절차 적법성과 보궐선거 비용 등을 심의할 계획이다. 위원장이 안건 발의자 마르티네스인 데다 나머지 2명의 위원 역시 찬성표를 던졌던 미치 오패럴과 조 부스카이노 의원이다. 다음 시의회 표결은 오는 9월 2일로 예정돼 있으며 ‘찬성’이 과반(8표)만 나와도 허트가 대행으로 인준된다.  
 
이날 찬성표를 던진 한인 시의원 존 이는 본지에 “보궐선거 가능성이 열렸지만 리들리-토머스 평결이 언제 나올지 관건이다. 비교적 빨리 나오면 보궐선거가 치러진 뒤 허트도 대행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면서도 “재판 결과가 내년 말 이후에 나오면 보궐선거는 시기상 물 건너간 일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 시작과 함께 해리스-도슨 의원이 인준안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개인 자격 여부가 아니라 절차와 투명성이 문제”라면서 “절차에 하자가 있으면 임명자를 향한 의혹의 시선도 커지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도슨을 비롯해 밥 블루멘필드, 마이크 보닌, 니디아 라만, 모니카 로드리게스 등 5명이다.
 
보닌 의원은 “여기는 소련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여러 후보를 놓고 대변자를 선택한다. 10지구 주민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의원도 “허트를 무리하게 임명하면 웨슨 때와 마찬가지로 또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절차상 깊은 생각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했다. 블루멘필드 의원은 “중요한 절차다. 표결을 서둘러 인준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날 표결이 한인사회나 커뮤니티를 위한 게 아니라 시의원들간 잇속 싸움의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허트 인준안을 통해 시의회 간 알력싸움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LA정계에 밝은 소식통은 “겉으로는 커뮤니티를 위하는 발언들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지금 시의회 내 격렬한 정파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오늘 나온 반대표 5명은 모두 강성진보 성향의 해리스-도슨 편에 있는 의원들이다. 해리스-도슨이 12월에 시의장직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은 시청 인사이더라면 다 알고 있는 얘기”라며 “최근 1지구도 비슷한 성향의 시의원이 선출됐고, 5지구와 13지구도 강성진보 후보가 선출될 수 있다. 새 회기 때 그가 마르티네스를 밀어내고 새 시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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