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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소매업체 세일 대신 재고 비축

보관비 부담 증가에도
공급망 차질 등에 대비
적절한 시기 판매 전략

일부 소매업체들이 세일로 재고를 소진하는 방법에서 창고에 보관한 후에 나중에 판매를 도모하는 방식으로 재고 처리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
 
CNN머니의 30일자 보도에 따르면, 콜스(Kohl’s), 갭(Gap), 카터스(Carter’s) 등이 ‘할인행사’를 통해 재고를 처분하는 대신 물류창고에 보관한 뒤 적절한 시기에 다시 판매하는 전략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세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막고, 수요 증가 때 재고를 풀어서 매출 정상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팔리지 않은 상품을 포장해서 물류창고에 보관한(pack and hold) 뒤 연말이나 2023년 적당한 시기에 다시 판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매출 부진과 물류창고 유지비용 증가라는 부담을 떠안아야 하지만, 재고품 보관을 통해 공급 부족 같은 돌발상황도 대처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이런 전략으로 인해서 갭의 최근 분기 재고 보유량(inventory)이 37%나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나 더 많은 수치다. 백화점 소매 체인인콜스도 8200만 달러에 달하는 잠옷과 양털 스웨터 상품을 보관 중이다. 콜스 측은 이 재고품을 연말 할러데이 시즌에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유아복 전문 소매업체인 카터스도 쟁여놨던 상품을 다가올 가을과 겨울 시즌에 풀기로 했다.
 
갭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카트리나 오코넬은 “상품을 창고에 보관한 뒤 근래에 다시 판매하는 게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소매업체는 인플레이션 여파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공급난이 해소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는 고물가 여파로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류업체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가 전하는 말이다. 고물가로 의류 소비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으며 재택근무의 지속으로 외출복 수요도 줄었다. 의류업체의 재고가 줄어들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편 소매업체의 재고품 보관 및 재판매 전략이 위험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비자의 신상품 선호로 재고 상품의 미래 가치를 보장할 수 없어서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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