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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불안감으로 인한 강박증세

“우리 아이가 자신의 피부를 자꾸 뜯어요.”
 
열세살 된 소녀의 어머니가 애타는 음성으로 도움을 호소했다. 얼굴은 물론 팔이나 손등까지 상처를 낸다는 것이다. 또 상처가 아물만하면 다시 손이나 입으로 물어뜯는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약 2년 전부터 증세가 시작된 듯한데 시험이나 생리 때에 더 심해지기도 하지만 ‘심심해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하루에도 몇 시간 씩 이런 행동으로 인해 성적도 떨어졌다고 한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끝내 피부에 상처를 내고 마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창피스러움 때문에 집 밖에 나가는 것도 거부하다 보니, 친구들도 없어졌다.  
 
이 소녀의 증상은 강박 증세와 관련된 ‘피부 뜯기 장애(skin -picking disorder)’다. 필자는 과거 비슷한 증상의 남자 대학생을 치료한 적이 있다. 다행히 그는 지금 유명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에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주의산만 증세가 있었지만 워낙 지능이 높고 열심히 노력하는 타입이라 아무도 그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가끔 집중이 힘들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는 스스로 꼬집거나, 피부를 비틀었다고 한다.  부부 싸움이 잦던 부모는 그가 청소년 시기 결국 이혼을 했고, 대학 진학 후 피부 뜯기 증세가 더욱 심해지자 필자를 찾아온 것이다.  우선 그의 주의산만증이 본인 잘못이 아니라 가족력에서 비롯된 뇌의 화학물질 불균형에 의한 것임을 알려줬다. 또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힘든 생활을 하다보면  주의산만 환자의 약 70%가 불안이나 우울증 등의 증상을 갖게 된다는 것도….  
 
우선 시험공부 등을 할 때면  부족하게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을 약물로서 보충할 수 있도록 약물치료와 상담을 병행했다. 그러나 그의 가장 큰 문제는 피부를 뜯는 강박 증상이었다. 기숙사에서 공부하려고 애쓰다 보면 집중도 안 되고, 실패할 거라는 불안감이 너무 커져서 본인도 모르게 얼굴이나 팔을 뜯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잠시 마음이 후련해지기도 하지만, 금방 후회를 하게 된다고 했다. 상처를 볼까 봐, 친구를 사귀는 것도 피했다. 그리고 수면장애와 자살 충동까지 생겼다고 했다.
 
현대인은 과거에 비해 해야 할 것이 많고, 자신에 대한 기대도 크다 보니 늘 걱정도 많다. 아무 이유 없이 심각한 재앙이나,죽을 것만 같은 두려운 느낌이 오는 경우를 정신과에서는 불안감이라 한다. 이런 감정은 외부의 어떤 변화나, 스트레스 때문에 올 수도 있지만 대부분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이런 불안감을 없앨 목적으로 손을 씻거나, 정리정돈을 하거나,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행동을 강박 행동이라 한다. 또 기도하기, 숫자세기, 단어 반복하기 등의 정신적 행위를 계속하는 경우는 강박 사고라고 부른다.  필자는 이 대학생의 ‘피부 뜯기 장애’는 강박 장애와 관련된 정신 질환에 속한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환자의 동의를 얻어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 중 하나인 Fluoxetine(Prozac) 10 mg을 하루 한알씩, 일주일간 쓰며, 부작용이 생기나 관찰하다가, 별문제가 없어 두 알로 올렸고, 강박 증상에 큰 변화가 없어서, 4알, 즉 하루에 40mg까지 용량을 올리자 큰 효과가 있었다. 불안 증상은 상담 치료나 약물, 또는 두 가지 모두 사용시 효과가 크다.  
 
불안 상태가 심각한 이들이 불안을 줄이거나, 예방하기 위해 특정한 사고나 행동을 반복적으로 해 생활에 큰 지장이 오는 경우를 강박 증세라고 한다. 하지만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만큼 주위 분들의 격려나 환자 자신의 치료에 대한 용기가 중요하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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