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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맥스’ 감독, 지니를 사유하다

3000년의 갈망
(Three Thousand Year of Longing)

’3000년의 갈망‘이라는 제목이 말하듯 영화는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주제로 한다. 틸다 스윈턴의 색다른 연기가 돋보인다. [MGM]

’3000년의 갈망‘이라는 제목이 말하듯 영화는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주제로 한다. 틸다 스윈턴의 색다른 연기가 돋보인다. [MGM]

영화 리뷰

영화 리뷰

‘지니(genie)’는 아라비안나이트 ‘알라딘의 요술 램프’에 등장하는 캐릭터이지만, 어느 특정 인물을 지칭하는 말은 아니다. 인간의 마음속에 강력한 환각을 불어 넣는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종족들로 주로 동굴에 은둔하며 살아간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Mad Max: Fury Road, 2005)’ 이후 속편을 기대하던 팬들에게 조지 밀러 감독은 속편 대신, ‘매드 맥스’와는 오히려 반대 지점에 있는 ‘지니’ 이야기를 들고 왔다. AS 바이엇의 소설 ‘The Djinn in The Nightingale’s Eyes’를 각색한 작품으로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최초 상영됐다.  
 
중년의 민속학자 알리세아 비니(틸다 스윈턴). 런던에서 남편을 잃고 외롭게 살아간다. 민속학 콘퍼런스에 강연을 하기 위해 이스탄불에 와 있는 그녀는 골동품 가게에서 줄무늬 유리병을 구입한다. 호텔로 돌아온 그녀는 유리병을 손질하다 병 속에 3000년간 갇혀있던 지니(이드리스 엘바)를 만난다. 지니는 그녀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민속학 학자인 알리시아는 세 가지 소원을 말함으로 자신의 삶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마름모 안경을 낀 학자 알리시아와 뾰족한 귀에 털이 많은 다리를 가진 우화의 주인공 지니. 두 사람 사이에 깊은 대화가 이어진다. 알리시아는 술탄, 화난 왕자 그리고 교활한 첩이 등장하는 지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차 그에게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진지하고 사려 깊은 로맨스가 자리한다.    
 


‘3000년의 갈망’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주제로 한다. 밀러는 이 흔하디흔한 이야기를 이국적인 판타지로 연출해낸다. 신비로운 마법과 모험에 휩쓸리기보다는 조용히 그리고 곰곰이 사랑과 관계에 대하여 생각하고 질문한다.  
 
영화의 한 축인 지니의 일화들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그러나 밀러는 시나리오가 지닌 근본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놀랍도록 풍부한 상상력으로 작품의 결함들을 극복해 나간다. 물론 지적 면모가 돋보이는 알리세아를 ’로맨틱한 중년 여성‘으로 연기한 독특한 영국 배우 스윈턴의 공이 크다. 알리세아는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이 한층 넓고 깊어지는 지점에 있다. 중세 귀부인의 차가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스윈턴은 귀엽고 지적이며 기품 있는 여성 알리세아를 연기한다.  
 
역사와 우화를 오가는 밀러의 스토리텔링, 런던의 오늘로 돌아와 전개되는 마지막 장면. 그가 어떻게 영화를 끝낼지 궁금케 한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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