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의 그늘 '8가 길'
저녁이면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하던 거리. 직장인들이 퇴근 후 회포를 풀던 식당들이 몰려 있던 거리. 재봉틀을 돌리는 아저씨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 곡에 맞춰 흥얼거리는 소리가 정겹게 들렸던 거리. LA 한인타운 8가 킹슬리 드라이브와 웨스턴 애비뉴 사이에는 소위 오래된 상점들이 몰려있었다. 그러나 재개발 붐이 일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들 업소는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2019년 2대에 걸쳐 34년 동안 영업해온 참기름 집 '정식품'의 폐업을 시작으로 이듬해는 한인타운의 대표적인 노포식당 '동일장'이 41년 만에 폐업했다. 이밖에 여행사, 인쇄 광고회사, 미용실, 스킨케어,옷 수선집, 꽃가게 등이 최근 줄줄이 사라졌다. 8가 길의 재개발은 현재진행형이다. 모두 10건의 주상복합 및 상가 건축이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이민자들의 애환이 서린 거리가 재개발과 전염병의 창궐로 아련한 추억이 돼가고 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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