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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검은 고양이 때문에?

집 앞에서 걷다가 넘어졌다. 보도에 앉아있는 검은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려고 엎드리다 시멘트 턱에 걸려 앞으로 곤두박질했다. 다행히 볼에 찰과상만 입었다. 젊어서 배운 유도의 낙법대로 넘어지면서 두 손바닥으로 땅을 쳤기 때문에 머리를 다치지 않았다. 만약 머리를 시멘트에 부딪쳤으면 뇌진탕으로 쓰러지거나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미국에서 낙상사고로 매년 1만7000여명이 죽고 수십만명이 다친다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시니어다.  
 
낙상은 시니어들에 치명적인 사고가 될 수 있다. 그런데 걸려 넘어질 수 있는 위험 (tripping hazards)이 우리 주위에는 너무나 많다. 우선 현관 계단, 문턱, 카펫의 끝자락, 욕실 바닥, 그리고 평평한 나무 마루 위에서도 미끄러져 넘어질 수 있다. 우리 주위에 지뢰가 널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낙상 방지에 대한 주의 사항을 시니어들과 나누고자 한다. 우선 집안을 잘 정리해야 한다. 전깃줄, 신문지, 화분, 의자, 상자 등은 통로에 놓아두지 말아야 한다. 카펫의 끝은 양면테이프로 고정한다. 목욕탕 안은 미끄러지지 않는 바닥을 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앉아서 샤워할 수 있도록 의자를 놓는 것이다. 이 의자는 의료기구 판매 업소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생활공간, 특히 침실을 밝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밤에 화장실 가는 통로와 복도에 전등 대신 야광등만 켜 놓아도 조명이 충분하고 또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  
 
또 정전에 대비해 건전지나 초도 준비한다. 계단을 오르고 내려갈 때는 반드시 전등을 켜고 난간을 잡는다.
 
침대 옆에는 의자를 놓는다. 잠옷이나 바지는 의자에 앉아서 입는다. 친구 아버지는 서서 바지를 입다가 넘어지면서 탁자 모퉁이에 머리를 부딪쳐 뇌진탕으로 병원으로 실려 가 몇 달 동안 치료를 받다 돌아가셨다.
 
노인이 되면 복용하는 약의 가지 수가 늘어난다. 어떤 약은 졸리거나, 어지럽거나, 설사가 나는 부작용이 있다. 복용 전 꼭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체를 움직이어야 한다. 정기적으로 운동해 근육을 단련하고, 무릎관절, 연골, 인대를 유연하게 유지해야 한다. 걷는 것은 가장 좋은 운동이다. ‘누죽걸산’이란 말이 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의미라고 한다. 나는 피트니스 센터 수영장에서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고 걷고 뛰는 운동을 좋아한다.  
 
‘조심하다’는 낙상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이다. 우리가 아무리 조심해도 나처럼 딴전을 부리다 시멘트 턱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이번 사고는 고양이 탓이 아니라 걸려 넘어질 수 있는 보도에서 걸은 나의 잘못 때문이다.

윤재현 / 전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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