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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로봇과 함께 일할 준비 되셨나요?

한인 식당에서 점심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가수 싸이의 ‘댓댓(that that)’ 노래가 들리면서 로봇 서버가 주문한 음식을 3개의 트레이에 가득 싣고 테이블로 왔다.  
 
종업원이 트레이에서 음식을 꺼내자 로봇 서버는 다시 음악을 틀고 다른 테이블로 쿨하게(?) 이동했다. 종업원은 로봇 뒤를 따라가 다시 트레이에서 음식을 꺼내 고객 테이블에 상차림을 했다. 음식을 다 배달한 로봇 서버는 다른 노래를 틀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또 다른 음식 배달을 위해 가는 것이다.
 
이 식당의 서버는 2명. 붐비는 점심이었지만 음식 나오는 속도나 종업원의 고객 응대 속도 모두 나쁘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보며 정말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첨단자동화협회에 따르면 2021년 로봇 주문은 역대 최고치인 4만 대에 육박했다. 전년 대비 28% 증가한 것이다. 협회는 2022년에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퇴직 시대’에 일손 부족으로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식당을 중심으로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햄버거를 만들고 감자를 튀기는 로봇,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 로봇과 바닥 청소 로봇 등 요식업계는 로봇 일꾼을 속속 채용하고 있다.
 
진성철 경제부 부장

진성철 경제부 부장

코로나19 팬데믹이 로봇 일꾼 도입을 가속화 시킨다. 로봇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 뿐 아니라 사람에게 전파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또 아프지 않으니 병가를 내는 일도 없다.  
 
이제는 일손이 부족한 농장에서도 로봇 일꾼을 찾을 정도다. 카메라 눈을 가진 로봇이 식물을 분석해 잡초는 전기로 제거한다. AI(인공지능)를 장착한 로봇은 과일과 채소의 수확 시기를 판단해 잘 익은 과일과 채소만 딴다.  
 
로봇이라고 해서 기계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AI를 장착한 소프트웨어도 로봇이 될 수 있다. 특히 딥러닝 기술 채용으로 데이터가 축적되면 될수록 AI 판단력은 더욱 정교해지고 정확해진다. 최근 한 은행은 핀테크 업체와 손을 잡고 AI를 장착한 시스템으로 모기지 융자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인건비가 거의 ‘없다’는 게 업체가 전하는 말이다. 모기지 융자 관련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위험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과거엔 로봇의 가격이 너무 비싸 업체나 업소들이 로봇 근로자 고용을 망설였다. 하지만, 최근 로봇 제작사들은 대여나 구독과 같은 서비스를 통해 저렴하게 로봇을 제공하면서 로봇을 도입하는 업종이 느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로봇 근로자와 사람이 함께 일하거나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분석이다. 노동계와 일부 리서치업체는 로봇 근로자로 인해서 사람의 일자리가 크게 줄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대런 애스모글루 MIT교수가 발표한 ‘로봇과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 1000명당 로봇이 한 대씩 추가될 때마다 임금이 0.42% 감소하고 고용률도 0.2%포인트 하락한다. 애스모글루 교수는 “AI 자동화 로봇 한 대가 일자리 3.3개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우려에 대한 반론도 있다. 필립 아기온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동화가 오히려 고용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했다. 자동화가 기업 수익 증대에 일조하면서 기업은 채용을 더 늘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봇이 인류의 일자리 총량을 줄이는 문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대퇴직 시대에 더 많은 업계에서 로봇 근로자 채용이 빨라질 것이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자동화와 무인화 시대를 대비한 사람 근로자의 재교육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자동화로 불평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개스차 엔진을 만들던 노동자는 숙련도와 상관없이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은 이 근로자가 전기차 모터 제작 작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을 제공하든지 아니면 다른 관련 직종으로 이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기업의 직원 재교육과 직업 훈련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진성철 /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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