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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소수계의 평등한 권리 찾기

며칠 전 TV뉴스를 보다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놀랄만한 사실 하나를 알아차리게 됐다. 흑인들이 경제·사회적 차별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더는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한 흑인 평론가는 몇 가지 수치를 통해 흑인들의 사회적 위상이 놀랄 만큼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우선 교육 면에서 현재 미국 내 흑인의 88%가 고등학교 졸업장을, 26%가 학사학위를 받았다는 것이다. 또 전체적으로 흑인 중산층이 급증했고, 백인들이 독점했던 직업군에도 대거 진출했다고 주장했다.                                                                        
 
흑인들의 위상  변화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주목할 만큼 빠르게, 큰 폭으로 이뤄졌다. 정계만 해도 이미 대통령 한 명을 배출했으며, 현재 연방상원의원 100명 중  4명, 연방하원의원 435명 중 58명이 흑인이다. 연방 대법관도 9명 중 2명이 흑인이다.
 
연예와 스포츠에서  흑인 스타들의 명성과 엄청난 재력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남북 전쟁이 일어난 1861년 당시 흑인의 99%가 노예였던 점을 고려하면 큰 변화다.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이처럼 성장한 흑인들의 정치적 파워와 경제력이 흑인사회에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다는 것이다. 흑인 인구 중에서, 상위권과  하위권의 경제 수준의 차이는, 백인사회의 차이보다 더 크다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평론가의 지적이다.  
 
또 이들 하위권 흑인들의 범법 행위가 주요 뉴스로 자주 보도되면서, ‘흑인 대부분은 범법자’라는 이미지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원인이 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2020년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전체 미국 인구 3억3000만 명은 백인 59%, 히스패닉 17%, 흑인 13%, 아시안 6%로 구성되어 있다.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은 백인 비율이 60%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한국전쟁이 발생한 1950년 인구조사에는 백인 인구가 89%로 나와 있으니, 70년 만에 백인 비율이 30%포인트나 감소한 것이다.  
 
 백인 인구 비율의 급감은 흑인을 비롯한 소수계의 정치, 사회적 약진 때문이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이를 미국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전조로 생각하고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백인우월주의자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의 깃발을 들고 행진하는 백인 남자들의 모습과 흑인과 아시안 등 소수계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백인이 많은 것을 보면, 미국이 법치국가가 맞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미국 건국 공신 중의 한명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지구의 전체 인구 중에서 백인 비율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을 알고는 우려를 표했던 인종주의자다. 이런 불안감은 많은 백인들의 의식,무의식 속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백인우월주의에서 나온 산물이라고 보아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독립국가가  된 이후부터 250년 동안  미국은 흑인들을 비롯한, 수많은 소수계의  피땀흘린 노동과 참여를 통해 세계 최강국의 위치에 올랐고,  아직 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흑인을 비롯한 많은 소수계의 평등한 권리를 위한 노력은 진행 중이다.    

김순진 / 전직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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