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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통일의 지름 길

“꿈에도 소원은 통일인 데 통일이 될 수 있을까?  된다면 언제 쯤일까?” 아마 요즘 이렇게 묻는 한국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이젠 통일이란 낱말이 물건너 간지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한국에서 ‘북송’이 논란이 되고 있다. 3년 전 한국 해군에 붙잡힌 북한 어민 강제 북송 문제 말이다.    
 
통일, 북송을 생각하다 아주 오래 전 독일이 동서로 갈라졌던 시절 서베를린에서 보고 들은 일들이 문득 떠올랐다.  
 
나는 서베를린에서 지하철을 타고 종점에서 내렸다.  거기엔 서독과 동독으로 오가는 출입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동독으로 가는 사람들과 서독으로 오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았다.  얼글 빛도 밝고 옷차림도 깨끗해 보이는 사람들은 동쪽으로 가든 서쪽으로 오든 오가는 발걸음이 꽤 빠른 데 비해 무뚝뚝한 얼굴에 허름한 옷을 입은 사람들은 오가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듯 했다.  
 
그래서 출입구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보니 문을 지키고 있는 군인에게 여권만 보이고 금새 동쪽으로 가거나 서쪽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서독 사람들인데 여권을 보이고 짐을 조사받는 사람들은 동독 사람들이었다.  
 
어쨌든 독일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길을 따라서 서로 오가고 있었다. 그러면 이들이 오가면서 알게 된 것은 무엇이었을까?  서독 사람들은 동독 사람들 보다 더 잘 살고 동독 사람들은 웬만한 배경이 없어서는 서독으로 갈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서로 왕래하는 것에 힘을 썼다. 그들은 게르만 민족이라는 공통분모를 두고 동서가 하나가 될 수 있는 분자를 찾으려고 줄곧 애써 왔었다.  그들은 끊임 없이 동서로 오가다가 마침내 동서의 장벽을 허물고 하나가 된 것이다. 독일이 빨리 통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 제대로 알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길을 따라서 동서 사람들이 오가면서 있는 그대로 보고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도 서로 잘 알면서 남은 북으로 북은 남으로 오가는 길이 있어야 한다.  바로 가장 가까운 판문점을 지나 오가는 길이다. 현재로서는 이 길만이 통일을 가장 빨리 이룩하는 지름길인 셈이다.  판문점이 있는데 중국 땅을 거쳐서 오가는 한 통일의 길은 아주 멀기만 하다.  이는 정치학회의 학술대회에서 토론한 “공감대 형성을 출발점으로 삼고…. 그 방법은 남북간의 접진적 접촉이 되어야한다”란 이론보다 훨씬 앞선다.
 
남과 북이 서로 안다는 것은 정부의 힘을 빌어서 되는 것이 아니며 국민들 스스로  남북을 오가면서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그리고 아는 것을 뜻한다.  
 
그러면 언제 국민들이 남북을 오갈 수 있을까?  우리의 욕심대로 말한다면 북쪽의 최고 권력자가 스스로 사라지거나 그를 사라지게 하는 제3의 힘이 나올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판문점을 지나서 오가는 길은 독일처럼 남북의 정치인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때 열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힘든 일이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증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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