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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인턴기자의 눈에 비친 애틀랜타 <7> 쓰레기 배출

재활용, 음식 쓰레기 아무렇게나 버리는 것 보고 ‘충격’

누군가 이사를 가면서 버렸는지 침대 조각과 의자, 매트 등이 둘루스 한 아파트 입구에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다. [중앙포토]

누군가 이사를 가면서 버렸는지 침대 조각과 의자, 매트 등이 둘루스 한 아파트 입구에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다. [중앙포토]

미국 1인당 쓰레기 배출량 ‘세계 1위’
환경보호 외치면서 분리수거도 외면  
 
미국에 와서 가장 충격받은 일이 있다. 바로 쓰레기 처리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싱크대 분쇄기에 갈아서 그대로 하수구로 흘려보낸다. 또는 분리 없이 한꺼번에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버린다.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대국인 만큼 배출되는 쓰레기 역시 엄청나다. ‘1인당 쓰레기 배출 세계 1위’라는 불명예까지 안고 있다. 컨설팅 회사 '베리스크메이플크로프트(VeriskMaplecroft)'가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하루 1명이 배출하는 쓰레기의 양은 약 2kg 이상, 연간 773kg에 달한다. 이는 중국의 3배에 이르며, 세계 평균과 비교했을 때도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그에 비해 재활용 비율은 선진국 중 가장 낮다. 음식물, 일반, 종이, 플라스틱, 비닐 등 하나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아무렇게나 버리는 방식이다. 물론 주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지 않는 것 같다.
처음 조지아에 와서 이런 미국의 쓰레기 처리 방식을 보고 허탈함을 느꼈다. '이렇게 큰 나라에서 마구잡이로 쓰레기를 버리는데 한국에서 아무리 열심히 분리수거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인데 유독 쓰레기 재활용률에서 만큼은 낙제점을 면치 못하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연방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재활용 규제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각 주나 도시별로 쓰레기 처리 방식이나 재활용 규제는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쓰레기 배출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유리병이나 페트병, 신문, 책 등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까지도 일반 쓰레기로 버리기 일쑤고, 그나마 분리수거 하는 곳에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를 재활용 쓰레기에 같이 버려 재활용 비율을 떨어뜨리게 한다.  
쓰레기 처리 방식도 재활용 대신 대부분 땅에 묻는 방식이다. 이는 심각한 환경 문제를 낳는다. 음식물 쓰레기는 산소가 없는 땅에서 분해되며 메탄가스가 생성된다. 이렇게 배출된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로 지구 온난화를 불러일으킨다. 이런 현실과 관련해 각 주별로 쓰레기 배출 규제 관련 법안 마련도 활발해 지고는 있다. 비영리 단체 NCEL(National Caucus of Environmental Legislator)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7개가 넘는 주에서 250개 이상의 재활용 법안을 마련 중이다.  


한국에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미국에서 쓰레기 버리는 일이 솔직히 편하긴 했다. 일회용품 사용도 마찬가지다. 마트에서는 필요한 만큼 비닐봉투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모든 상점 및 마트에선 비닐봉투를 없앴다. 추가 비용을 주고 구매하는 것마저 종이 가방으로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항상 장바구니를 따로 가지고 다닌다. 카페를 가도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한다. 테이크아웃 음료에는 일회용 컵 사용으로 인해 추가비용이 부과되기 때문에 개인 텀블러에 담아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꾸준히 재활용 홍보를 시행한다. 분리수거 품목이나 배출 방법에 대해 정확한 안내를 하고 있고 방법도 체계적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당연한 줄 알았고, 때로는 일회용 용기까지 모두 씻어 분리수거 해야 하는 것에 투덜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에 살아보면서 비로소 '이런 귀찮음 하나하나가 모여 지구 환경을 살리는구나' 싶어 한국의 재활용 시스템이 더 대단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미국도 얼른 한국만큼 구체적인 재활용 방안이 마련돼 이제라도 지구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태은 인턴기자〉

김태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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