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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팬데믹의 건널목에서

때아닌 탈장 수술이라니… 좀 잠잠해지려니 했던 코로나가 또다시 고개를 쳐드는 요즈음 원 듣도 보도 못한 탈장 수술을 하느라고 몸과 마음이 주눅이 더 들어 한심한 요즈음이다. 늙어 뱃가죽이 얇아져 창자가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그 궤도를 벗어나는 증상이라니 늙기도 서러운데 건강하던 몸이 늙음의 텃세를 하느라고 이곳저곳이 약해지는가 보다.  
 
허나, 수술을 기다리고 또 치르고 난 후에도 나에게 그 힘든 시간을 그래도 기쁨과 긍정적으로 지낼 수 있게 만든 것은 그 당시 진행되고 있던 윔블던테니스대회, 요즈음 막 끝난 제150회 디오픈 골프대회(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등  스포츠가 안겨주는 힘이었다. 팔십이 넘은 요즈음도 마음은 젊어 그들과 같이 한 호흡을 하고 있다 느껴지는 데 몇몇 선수만 삼십 대지 거의 이십 대의 젊은 선수들을 보면서 한참 깃발을 날리든 몇십 년 전에 나를 둘러보고 또 한 번 삶의 희망을 가져보는 희열을 누렸다.
 
참으로 요사이는 걸림돌도 많다. 가까운 친구들도 모두 전화도 뜸하고, 모임도 줄어 없고, 어쩌다 전화해 뭐하느냐고 물으면 “뭐 하긴, 그냥 집에만 있지(집콕)” 한다. 하긴 너나 할 것 없이 팬데믹 시대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는 것이리라. 그렇다고 이렇게 두손 놓고 나 몰라라만 할 수가 있겠는가. 요즈음 전국적인 폭염으로 난리를 겪고 있는데, 더구나 더위에 지친 사람들 ‘삼계탕’을 많이 찾는 모양이라 가까운 친지가 카톡으로 보내온 한 메시지… 복날 훈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엄마 아빠가 먼저 가더라도 쓸데없이 돌아다니지 말고, 열심히들 공부해서 복날 없는 나라로 유학 가서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 이상!” 큰 어미 닭이 병아리 6마리를 앞에 놓고 훈시하는 모습이 너무 재미나고 뜻있게 읽었기에 나도 한마디 팬데믹 시대의 경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팬데믹 시대에 기죽지 말고 자신에게 어울리고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찾아(책 읽기, 운동, 컴퓨터, 봉사활동, 여행, 그림….)” 오늘을 살 때 나 자신 초조함에서 벗어나 여유를 찾을 수 있으리라.  
 
시카고에 사는 가까운 친지는 지난해 어려운 수술을 받고 힘들어했는데 요사이 많이 회복되어서 집에서 요양하면서 날마다 기뻐하며 지내는 데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무료로 주시는 감사함, 편안한 마음, 서로 사랑하는 마음, 취미생활을 통해 오늘을 살고 있다.
 


나는 오늘도 서예 시간에 익힌 내가 좋아하는 글 한 편을 올리고 싶다.    
 
“정수유심심수무성(靜水流深深水無聲), 깨끗한(고요한) 물은 깊게 흐르고 깊게 흐르는 물은 소리가 없다.”  
 
우리 모두 희망과 긍정의 힘으로 팬데믹의 건널목을 건너기를 바란다.

정순덕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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