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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브래디 미카코『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NS에 엠퍼시가 뿌리내리기 어려운 것은 그 플랫폼이 지나치게 인상 관리에 적합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는 누군가와 직접 접촉할 때와 달리 보여주고 싶지 않은 표정은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 항상 무수한 청중이 있는 장소에서는 누군가에게 건네는 말이나 타인에 대한 말조차 인상 관리의 일환이다. 이처럼 각자가 자기 인상의 총체적인 프로듀스로 바쁜 공간에서는 그 사람의 ‘무대 뒤’ 모습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브래디 미카코『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두 가지 공감력이 있다. 하나는 단순히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거나 가엽게 여기는 ‘심퍼시(sympathy)’. 또 하나는 역지사지 타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지적인 공감력 ‘엠퍼시(empathy)’다. 저자는 극단적 갈등과 불관용의 시대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엠퍼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민주주의를 위한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기 위해서는 먼저 내 신발을 벗어야 한다. 자기객관화다. ‘좋아요’가 넘쳐나는 공감의 공간인 SNS가 오히려 엠퍼시의 황무지가 되는 것도 이런 자기객관화 부재와 관련 있다.
 
“SNS가 일상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비인간적인 언어가 소용돌이치는 장소가 되어버린 것도 익명성보다 너무도 순수하게 ‘보이는 것이 전부’인 ‘무대 앞’이기에 타인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 볼 수 없어 엠퍼시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심퍼시적 ‘좋아요!’는 많이 누르지만 엠퍼시의 황야가 되기 쉬운 공간, 그곳이 SNS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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