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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이 장면] 패러렐 마더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패러렐 마더스’는 제목 그대로 평행 상태에 있는 두 엄마의 이야기다. 야니스(페넬로페 크루즈)와 아나(밀레나 스밋)는 산부인과의 같은 방을 쓰는 산모이며 같은 날 딸을 낳는다. 하지만 병원의 실수로 두 사람의 아이는 바뀌어 버리고, 이후 그들의 삶은 만날 수 없는 평행선처럼 좀처럼 맞닿지 못한다.
 
두 엄마가 살아가는 현재가 가로축이라면, 이 영화엔 과거에서 내려오는 세로축이 존재한다. 스페인 내전 당시 증조부를 잃은 야니스는 법의학자 아르투로(이스라엘 엘레할데)의 도움으로 매장된 마을 사람들의 유해 발굴 사업을 시작한다. 후손으로서 스페인 현대사의 비극을 기억하는 과정이다.
 
아이가 바뀌면서 결코 화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야니스와 아나의 평행 관계는 그들이 함께 발굴 현장으로 가면서 드디어 만나게 된다. ‘패러렐 마더스’에서 가장 압도적인 장면인데, 야니스의 할머니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과 아나와 그의 딸까지, 세대를 초월한 여성들의 거대한 연대를 위풍당당하게 보여준다.
 
당시 희생자들의 사진을 품에 안고 무리 지어 걸어가는 그들의 모습은 생존자들이 역사 앞에서 벌이는 행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그들은 수십 년 전 학살이 이뤄졌던 장소와 유해를 확인하고, 그곳에 빼곡히 누워 선조들이 겪었던 억울한 죽음을 재현한다. 이것은 진심 어린 추모이자 폭력의 역사에 시위하는 퍼포먼스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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