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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나비’ 옷을 입은 이민자 젊은이들

지난 6일 뉴올리언스 연방항소법원 앞으로 아침 5시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아침 8시에 문을 여는 법원에 들어가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이날은 법원에서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심리가 처음 열리는 날이었다. 모인 그들은 대다수가 DACA 신분이거나, 서류미비자 젊은이들이었다.
 
법원 문이 열리기 전부터 뉴욕, 뉴저지, 일리노이, 네바다, 워싱턴DC, 메릴랜드,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텍사스, 아칸소, 미네소타, 위스콘신, 미시시피, 테네시 등 전국에서 모인 150여 명은 구호를 외쳤다. “DACA를 유지하라! 서류미비자에게 시민권을 보장하라!”
 
이 가운데 50여 명은 한인들이었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 네트워크에 가입된 뉴욕 민권센터, 일리노이 하나센터, 버지니아 함께센터, 펜실베이니아 우리센터, 텍사스 우리훈또스 사람들이었다.  
 
법원 문이 열리면서 75명은 심리가 열리는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심리가 끝난 뒤 이들은 이민자를 상징하는 ‘종이 나비’를 앉았던 자리에 놓았다. 그리고 모두가 나비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팔짱을 끼고 나왔다. 그리고 외쳤다. “우리의 집은 이 곳이다(Home is Here).” 이어 행진을 하며 “모두에게 시민권을(Citizenship for All)”을 외쳤다.
 


지난해 7월 텍사스의 앤드류 하넨 판사는 DACA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신규 신청서 처리 중단을 명령했다. 2012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제정된 이 프로그램은 2007년 6월 15일 이전 미국에 들어온 젊은이들에게 취업을 허용하고, 추방을 유예했다. DACA는 아시안과 라틴계, 흑인 이민자들이 펼쳐온 수년 간의 활동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이에 해당하는 서류미비 젊은이들은 60만 명이 넘고 한인도 1만여 명이다. 만약 DACA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려지면 60만여 명이 당장 추방 위험에 놓인다. 그래서 이들은 ‘나비’가 그려진 옷을 입고 절규했다. 부모의 손을 잡고 아무것도 모른 채 미국에 와서 미국을 ‘홈’으로 생각하고 살아온 그들이다. 추방은 이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엎는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문제 해결만을 바라지 않는다. 자신들의 부모와 이웃인 한인 20여 만 명을 비롯한 1100만 서류미비자 모두가 합법 신분을 얻어야 한다고 외친다.
 
DACA 신분인 NAKASEC 김정우 공동 사무국장은 이번 소송의 피의자로 자진해서 들어가 법정 싸움에 참여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법원 심리 뒤 회견에서 이렇게 외쳤다.
 
“나는 비겁한 변명에 지쳤다.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은 우리 커뮤니티 주민들이 또 하루를 두려움 속에 살아가야 하는 날이다. DACA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1100만 서류미비자 모두에게 시민권 취득의 길을 열어줄 것을 촉구한다.”
 
민권센터 박우정 이민자 정의 활동가도 DACA 신분이다. 그는 이날 “나는 한 살 때 미국에 왔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미국 정부가 가장 기본적인 인권만이라도 지켜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권센터와 NAKASEC 네트워크 한인 단체들은 서류미비자 모두가 합법 신분을 보장받고 미국에서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날까지 집회와 행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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