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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에 남느냐, 떠나느냐…"불가피하면 소송도 불사"

이슈 추적: 한인 감리교회들 갈등

성 소수자 정책 수용 여부로 갈리고 있는 미국연합감리교단(이하 UMC) 내에서 미주 지역 300여 한인 감리교회들도 교단 탈퇴와 잔류를 두고 갈등이 일고 있다. ‘교단에 남아 신앙을 지키자’는 측과 ‘탈퇴해서 따로 한인 연회를 구성하자’는 측이 맞붙고 있다. 두 진영의 주장은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 이면에는 교회 재산권 문제 등 수많은 난제가 산적해 있다. 교계에서는 이번 이슈를 ‘제2의 미국장로교단(이하 PCUSA) 사태’로까지 보고 있다. 지난 2014년 PCUSA가 사실상 동성결혼을 인정하자 전통적 신앙을 고수해온 한인 교회들이 대거 교단을 탈퇴한 사건이 있었다. 이번 UMC 산하 한인 감리교회들의 갈등에 대해 알아봤다.
 
성 소수자 정책 두고 입장 갈려
일주일 사이 잇따라 성명 발표
 
“남아서 우리의 신앙 지켜나가자”
“신앙적 양심에 어긋나는 행위” 
 
제2의 미국장로교단 사태 되나
재산권, 목회자 연금 등 문제도
 
지난달 30일 UMC 소속 한인 목회자들이 성명을 발표했다.
 
‘한인연합감리교회 연대와 화합을 위한 안내문’이라는 제목의 성명이었다.
 
교단 잔류를 주장하는 김규현 목사(북가주), 문정웅 목사(뉴저지), 안명훈 목사(뉴저지), 정호석 목사(뉴저지), 이용보 목사(뉴욕) 등은 “현재 UMC를 떠나는 것은 분리가 아닌, 개 교회의 교단 탈퇴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탈퇴를 원하는 측이 우려하는 UMC의 성 소수자 정책에 대한 입장도 적었다.
 
성명에서 이들은 “동성애 관련 문제로 한인 교회들이 교단을 탈퇴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한인 목회자들은 “동성애자가 한인교회 목회자로 파송되거나, 동성애 커플을 결혼시키도록 압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전통적인 신앙을 반드시 지키며 교회와 사회 가운데 건강한 영성을 지키고 다시 살리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곧바로 교단 탈퇴를 주장하는 전국평신도연합회(회장 안성주 장로), 연합감리교한인교회총회(회장 이철구 목사) 등이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전국평신도연합회는 먼저 “UMC가 성경적이며 복음주의적이라는 말장난은 그만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성명에서 교인들은 “동성결혼 등이 성서적으로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교단에 남겠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 신앙 양심을 버리는 것 아닌가”라며 “남고 싶은 목회자들은 남으면 된다. 다만, 교인들에게는 현실을 알려주고 교인들이 잘 선택할 수 있게 중립적 입장을 지켜달라”고 주장했다.
 
물론 교단 잔류도, 탈퇴도 말처럼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현재 UMC 산하 교회의 재산권은 모두 교단 소유다. 탈퇴하려면 교단과 재산권을 두고 합의를 보거나 건물을 두고 나가야 한다. 목회자들의 연금 문제도 있다. 교단을 탈퇴하게 되면 목회자들은 교단이 제공하는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교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지난 2014년 동성결혼 수용 정책에 반발 당시 한인 장로교회들이 PCUSA를 탈퇴했던 사건과 유사한 논란으로 보고 있다.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PCUSA에 이어 UMC 내 한인 교회들도 성 소수자 정책으로 갈리게 됐다. 이번 이슈는 미국 교계에서도 수년째 가장 ‘뜨거운 감자’”라며 “그만큼 성 소수자 정책은 신앙과 맞물려 교단이 분리될 만큼 타협하기 어려운 이슈다. 마치 PCUSA 사태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마찰을 예상, 지난 2020년 UMC 산하 중재 그룹은 동성결혼 수용 정책을 두고 교단 분리 방안이 담긴 의정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의정서는 동성결혼 및 동성애자 성직자 안수 등에 반대하는 전통주의 감리회(traditionalist methodist)를 만들어 별개 분파로 분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분리되는 전통주의 감리회가 UMC 자산에 대한 재산 청구 권리를 포기할 경우, 향후 4년간 25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지난 2019년 특별총회에서 통과된 교회 재산을 갖고 UMC를 떠날 수 있는 특별법도 시행 중이다. 이 법은 한시적으로 내년 12월 31일까지만 시행된다. 단, 조건이 있다. 교회 재산권을 갖고 교단을 탈퇴할 수 있지만 각 교회가 소속된 지역 연회의 절차를 거치고, 연회가 재정부담 조건을 제시할 경우 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문제는 이 조건 때문에 각 연회가 사정에 따라 법을 각기 달리 적용하고 있는 점이다.
 
한 예로 남가주 지역 연회, 볼티모어-워싱턴 연회 등은 이 조건을 빌미로 교회 건물 가치의 50%를 탈퇴를 원하는 교회에 재정부담 해줄 것을 제시했다. 북가주-네바다 연회는 건물 가치의 20%를 제시했다.
 
평신도연합회 안성주 장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연회마다 절차와 조건이 다르고 50% 재정 부담은 사실상 탈퇴를 막고 있는 것”이라며 “불가피하게 상황이 전개된다면 법적 대응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UMC에는 수백 개의 한인 감리교회가 있다. 매주 평균 출석하는 한인 교인만 4만여 명에 이른다. UMC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교인 수다.  
 
게다가 한인 교회만 반발하는 게 아니다. 보수적인 일부 주류 감리 교회들도 재산권을 포기하더라도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UMC도 이러한 반발 움직임이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 교단 총회를 오는 2024년으로 연기하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심산이다.
 
한편, 연합감리교단은 미국 내에서 두 번째로 큰 개신교 교단(교회 수 3만1867개)이다. 현재 1300만 명이 교인이 소속돼있다. 이중 한인 교회는 286개로 한인 교인은 3만6186명에 이른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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