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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두 얼굴의 중국

지난달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한을 찾았다. 코로나19 발생 2년 만이다. 최후의 승리까지 제로 코로나를 실행할 능력과 실력이 있다고 했다. “인구 많은 중국이 만약 ‘집단면역’ ‘당평(?平·평평하게 눕기)’ 같은 방역 정책을 취한다면 후과는 상상 못 한다”며 “잠시 경제 발전에 영향을 끼쳐도 인민의 생명과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없다”고 했다. 또 “제로 코로나는 당 중앙이 확정했다”며 경제 아닌 정치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베이징 일인자 차이치도 나섰다. 지난 27일 시 당 대회 정치보고에서 “추호도 흔들리지 않고 제로 코로나 견지”를 선포했다. 정치보고는 미래 5년 청사진을 담은 강령성 문건이다. 당 중앙을 따르겠다는 충성 맹세다.
 
그러자 14세기 ‘제로 페스트(흑사병)’로 방역 성공의 패러독스에 빠졌던 명(明)나라를 다룬 역사책 두 권이 회자한다. 오카모토 다카시 교도부립대 교수는 5월 출간한 ‘명대란 무엇인가’에서 “명을 건국한 주원장은 천자·황제로서 서민까지 직접 장악을 궁극의 목적으로 했다”며 “교육칙서인 육유는 ‘마오쩌둥 어록’ ‘시진핑 사상’ 같은 세뇌(indoctrination)로 이어진다”고 썼다. 저자는 “명 왕조 300년 동안의 정치·경제·사회 체제가 현재와 구조적으로 연결된 부분이 적지 않다”며 “현대 중국이 지금 같은 체제와 언행을 하는 것도 역사적 배경과 유산의 작용”이라고 알려왔다.
 
중국 학자도 명나라에 주목했다. 자오셴하이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갈림길의 명조’(2021)에서 ‘두 얼굴의 중국’이란 분석 틀을 제시했다. “당시 민간은 세계 경제와 문화를 선도했지만, 정권은 새로운 사조에 흔들리지 않고 거대한 전통과 관성을 고집했다”고 했다. 명 말기 중국 강남지역의 상품경제는 초기 세계화된 경제 시스템을 이끌었지만, 정치는 변방의 위기가 부른 재정 위기로 농업세를 올리면서 사회 불안과 군대·농민의 봉기를 야기했다. 사회의 번영과 국가의 쇠락, 민간의 활력과 정치의 경직화를 고질적인 중국의 두 얼굴이라고 묘사했다.
 


홍콩의 평론가 위안미창은 오카모토와 자오를 인용하며 “시진핑과 리커창이 각각 정치와 경제를 강제로 가르고 심지어 대립하는 이면을 보면 과거 왕조의 낡은 길로 가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중국의 역사는 줄곧 정치가 경제를 압도했다. 신냉전의 시작이라는 지금도 다르지 않다. 중국은 역사의 윤회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이는 중국의 과제이자 인류의 숙제이기도 하다.

신경진 / 베이징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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