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명받는 김연철 전 장관 LA 인터뷰
‘탈북 어민 강제북송’ 관련
당시 “대통령에 사전보고”
윤 대통령 “진상규명 검토”
이와 관련 당시 국가안보실의 강제북송 회의에 참여했던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강제북송 직후 LA를 방문했던 김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이 이를 사전보고 받았고 사실상 승인했다고 중앙일보에 밝힌 바 있다.〈본지 2019년 11월 22일자 A-1면〉
국민의힘 측은 문 전 대통령의 지시 승인 여부 등 강제북송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김연철 “문 대통령께 보고”
지난 2019년 11월 21일 당시 한국 통일부 김연철 장관은 USC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강연 후 탈북 어민 강제북송 행정처분 주체를 묻는 본지 질문에 “역할을 국방부(바다)·국정원(나포 후 조사)·통일부(대북조치와 언론발표)가 분담했다. 이를 종합적으로 (국가)안보실이 맡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안보실의 강제북송 결정 때 본인도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전 장관은 강제북송 결정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사전 보고받았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그는 “당연히 외교·안보 쪽의 그런 거는 (대통령께) 보고를 하고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한국 정부의 강제북송 결정은 헌법과 상충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그 부분은 충분히 설명했다”며 “(탈북 어민은) 잠재적 국민인데… 귀순 의도와 동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본지 보도가 나가자 2019년 11월 22일 LA총영사관저에서 ‘오보’라며 말을 바꿨다. 그는 본지 추가 인터뷰를 극구 거부한 채, 전날 발언을 번복한 이유를 묻는 말에도 입을 닫았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강제북송 결정을) 보고하지 않은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했다. 곧이어 통일부 관계자들은 김 장관과 인터뷰 자체를 막았다.
▶윤 대통령 “헌법에 따라 국민”
북한 어민 강제북송 조치는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9년 11월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2명에 대해 선상에서 살인을 저질렀다며 나포 5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추방한 사건이다.
당시 강제북송 소식이 알려지자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한국 정부에 우려를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이 북한 주민을 국민으로 인정하는 헌법 3조를 부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헌법 3조는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내용으로 한국 정부는 이를 근거로 북한 이탈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 수용해 왔다.
하지만 당시 문재인 정부는 야당(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당)의 요구에도 진상규명을 피했다.
지난 6월 21일(한국시간) 윤석열 대통령은 “일단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국민으로 간주된다. 많은 국민이 의아해한다”며 본격적인 진상규명 필요성을 시사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같은 날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탈북 선원 강제북송 사건 진상도 규명해야 한다. 위장 귀순이라는 근거도 없고 살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태영호 “‘문’ 승인 여부 규명”
국민의힘 측은 강제북송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시 및 승인 여부 등 진상규명에 나섰다.
태영호 의원은 지난 6월 28일 국민일보를 통해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 등에 대한 (형법상) 직권남용 혐의 법리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 전 안보실장이 강제북송 결정 사실을 (문재인)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 여부와 대통령이 이를 승인했는지를 모두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관훈토론회에서 정의용 전 외교부 장관은 북송 결정은 당시 국가안보실장인 자신이 직접 결정했고,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본지에 “당연히 외교·안보 쪽의 그런 거는 (대통령께) 보고를 하고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하는 거죠”라고 말한 것과 상충된다.
앞서 북한 출신인 태 의원은 “탈북민 강제북송 상황을 복기해 보면 (문재인) 정부의 통치행위라기보다 악랄한 범죄에 가깝다”며 “북한에서 죄를 지었다고 해도 헌법상 우리 국민이기 때문에 한국 사법 절차에 따라야 한다. ‘비보호 대상’으로 분류될지언정 북송되는 경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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