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백과사전
질문을 아우르고 평정하던 넓은 품이천 년 고택의 마당처럼 한적하다
세상을 한입에 털어 넣은 인터넷의 위세에 눌려
기운 왕조의 대문처럼 발길 잦아들고
한때 문전성시를 이루던 뜨거운 낱장들은
뒷짐을 지고 소슬하다.
질문을 먹고 영역을 확장했다.
답을 구하는 이들에게 길을 내어주던
가죽 정장의 수려한 외모로도
밀려오는 전자 세계의 광기를 이기지는 못하지만
지식의 적장자로 살아온
희끗희끗한 구레나룻
서가 한쪽에서 종이책의 시대를 엄호하듯
지혜가 있는 한 언제나 현재다.
조성자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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