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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망경]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지 2년 반에 접어든 2022년 6월 끝자락. 아직 외식하기가 좀 불안한 세상이다.
 
군대 시절. 장교와 사병이 식사를 같이하지 않아야 해서 위생병들과 한 자리에서 밥을 안 먹던 기억이 난다. 남녀가 가까워지려고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풍습과 정 반대 경우. 장교와 사병이 친근해지면 위계질서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의사는 자기 가족을 다른 동료 의사에게 일임한다. 아들 환자가 아버지 의사 말을 고분고분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아버지 의사는 자칫 감정에 치우치기 쉬운 이유에서다. ‘Familiarity breeds contempt’ ‘친숙은 경멸의 근본’ ‘가까워지면 무례해진다’는 격언. 우리 속담의 ‘오냐오냐했더니 할아비 상투를 틀어잡는다’와 같은 사연이다.
 
정신질환자와 의사 사이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거리낌 없는 사이에서는 심리치료가 불가능하다. 의사는 환자를 엄격하게 다스려야 할 때가 많다. 의사들이 일반인보다 2배 정도 자살률이 높은데, 특히 정신과 의사들은 6배나 더 높다는 미국 통계를 얼마 전에 읽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서? 각양각색의 정신질환 영혼 바이러스에 거듭 침범당한 결과는 아닐지.
 
우리는 친숙한 사람에게 가까이 간다. 친구를 만나고, 친척을 방문하고, 친절한 사람에게 끌리는 속성을 지닌다. 사내들은 ‘불알친구’를 만나서 쌍소리를 나누며 즐거워한다.
 
2008년에 ‘불알’의 어원이 불(火)과 알(卵)이 합쳐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있다. 고려대 김민수(1926~2018) 교수 編 ‘우리말 어원사전’(1997)에 근거를 둔 주장이었다. 이제 학설을 바꿀까 한다. ‘불’이 ‘fire’가 아니라 순수 우리말 ‘불룩, 불뚝, 불쑥, 불끈’의 ‘불’이라는 각성이 싹튼다. 다음과 같은 사전 해석과 괄호 속 예문들로 당신 눈이 반짝하기를 바란다.
 
불룩: 물체의 거죽이 크게 두드러지거나 쑥 내밀려 있는 (배가 불룩하다)/ 불뚝: 갑자기 솟아오르는/ (불뚝 선 산봉우리)/ 불쑥: 불룩하게 쑥 나오거나 내밀어진 (불쑥한 주머니)/ 불끈: 물체 따위가 두드러지게 자꾸 치밀거나 솟아오르거나 떠오르는 (힘이 불끈불끈 솟다) 볼록, 발끈 같은 축소어도 있다.
 
불알은 순수 우리말. 불룩, 불뚝 서기를 잘하고, 불쑥대고 불끈거리는 음경(陰莖)의 씨앗, ‘고환(睾丸)’을 뜻한다. 의태어(擬態語)다. ‘불두덩’도 불타는 두덩이 아니라 불룩 나온 두덩을 일컫는다.
 
음경을 비속어로 좆이라 한다. 경희대 어원학자 서정범(1926~2009) 교수에 의하면 좆은 씨(種)를 뜻하는 조어(祖語) ‘돋’에서 유래해서 디귿이 지읒으로 구개음화 과정을 겪었다 한다. 돋다: ①해나 달 따위가 솟아오르다 ②입맛이 당기다 ③속에 생긴 것이 겉으로 나오거나 나타나다. ‘나오거나 나타나다’ 부분에 각별히 집중하시라. 나서고 나대면서 설쳐 대는 남근을 상상하면서.
 
비속어 ‘졸라’는 ‘존나’에서 유래했다. ‘좆이 나오게’(흥분스럽게, 심하게)에서 두 글자만 따온 ‘좆나’가 ‘졸라’로 변한 것이다. ‘나온다’는 아주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자세다.
 
‘영탁’의 노래 중 구성지고 친숙한 뽕짝,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당신에게 소개한다. 사랑하는 남녀의 수상한 정황을 연상시키는 가사가 흥미롭다. 홍난파 작곡, 윤석중 작사 ‘달맞이’가 떠오른다.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앵두 따다 입에 물고 목에다 걸고 ♪~?~~”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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