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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이야기] 핵폐기물 재활용

박종진

박종진

국가는 국민이 모인 집단이다. 국민 개개인이 모여서 함께 사는 공간을 이룬 것을 도시라고 하고, 그런 도시가 모여서 한 나라가 된다. 같은 원리로 별이 모여서 은하를 이루고, 무수한 은하가 모여서 우주가 된다. 국가의 기본이 국민 개개인이듯 우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별이 모인 것이다. 그러므로 별이야말로 우주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구성단위다.
 
별은 핵융합 하여 빛과 열을 내기 때문에 너무 뜨거워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별의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 혹은 그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의 표면에는 생명체가 살 수 있다. 그 대표적인 별이 태양이고, 태양이란 별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 위에 우리가 살고 있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까지는 빛의 속도로 4년 반이나 걸린다. 최근 개발된 가장 빠른 로켓으로 편도 당 약 3만 년이 걸리는 먼 곳이다. 그래도 그 별이 우리 별에서 가장 가깝다는 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다른 별에는 가볼 수도, 심지어는 연락하기도 힘들다. 설사 3만 년을 쉬지 않고 날아 그 별에 도착하여 무사히 착륙했다는 카톡을 보내도 또 4년 반이 지나야 지구에 소식이 도착한다.  
 
별도 사람처럼 나이를 먹는다. 사람이 대략 80년쯤 산다고 치면 우리가 속한 별인 태양의 수명은 123억 년이니까 사람보다 약 1.5억 배 더 오래 산다. 수소 가스 덩어리인 별은 거대한 핵융합 원자로이다. 수소 원자 두 개가 융합하여 헬륨 원자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질량 결손으로 막대한 빛과 열이 방출된다. 그러므로 태양의 수명은 그 속에 존재하는 수소 원자의 양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래서 별들의 수명은 그 질량에 따라 다른데 우리의 태양보다 예닐곱 배 큰 것들은 마지막에는 은하 규모의 폭발을 하면서 92가지나 되는 기본 원소를 우주 곳곳에 퍼뜨리며 그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그렇게 흩뿌려진 원소들이 다시 모여서 새로 별이 생기고 다시 소멸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우리의 우주다. 우리의 태양계가 속한 은하수 은하에서는 1년에 대략 2~3개의 새로운 별이 태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보면 별은 윤회한다고 말할 수 있다.  
 
수명이 다한 별의 폭발로 우주에 떠돌던 92가지의 기본 원소들은 다시 별의 주위에서 결착이란 과정을 거쳐 그 별을 공전하는 행성이나 위성이 되기도 하는데 어쩌다 한 행성 표면에 생명체가 생기고 오랜 진화의 결과 우리 인간이 되었다. 지구와 그 위에 사는 우리 얘기다. 그러므로 우리의 몸도 별들이 그 수명을 다하면서 만든 92가지의 기본 원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가 죽어서 우리 몸이 썩거나 타서 원자 상태로 분해되면 다시 기본 원소의 형태로 우주에 떠다니다가 별의 원료나 다른 용도로 재활용되는 것이다.  
 
별은 거대한 핵융합 원자로라고 했다. 그 핵융합의 결과로 생긴 폐기물이 이렇게 저렇게 변해서 우주 만물, 즉 삼라만상이 되고 나아가서는 사람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은 우주 핵폐기물의 재활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면 너무 비약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과학적 말하면 인간은 더도 덜도 아닌 '핵폐기물 재활용'에 지나지 않는다. 너무 까불지 말라는 뜻에서 억지를 부려봤다. 그래도 엄연한 사실이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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