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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펫팸]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끈다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방석을 하루가 멀다 하고 빨아야 한다는 지인의 불평이 들려온다. 거의 매일 시큼한 냄새를 동반한 누런 액들이 여기저기 묻어있어서 방석은 하루를 견디지 못하고 또 세탁기행이다. 결국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아 항문낭염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강아지를 오래 키워서 항문낭이라는 개념도 알고 있었고, 한 달에 한두 번은 항문낭을 짜준다고 노력했는데 제대로 해주지 못한 듯하다.
 
개와 고양이는 모두 항문 주변에 분비물로 가득 찬 항문낭(Anal sac)을 갖고 있다. 항문낭은 항문을 시계로 생각하면 바깥쪽으로 4시와 8시 정도의 위치에 존재한다. 항문낭 내측벽의 피지샘에서 만들어진 액상 형태의 분비물로 차 있으며 그 도관이 항문 쪽으로 열려있어 분비물은 항문을 통해 나오게 된다. 그 냄새는 산취와 인돌(indol), 스카톨(skatol)에 의한 것으로 심하게 악취를 풍긴다. 그 특유의 냄새는 다른 동물에게 ‘여긴 내 구역’이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역할을 한다. 보통 항문 주변 근육이 자극될 때 배출되는데 배변할 때 조금씩 함께 나오게 되며 과도한 흥분상태, 꼬리를 많이 흔들 때 분출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산책을 통해 배변 활동을 하는 개의 경우 항문낭액 분비가 실내에서만 지내는 강아지들에 비하면 훨씬 원활하다. 실내에서의 배변을 통해서도 나오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충분히 배출되지 않는다. 만일 항문낭의 위치가 볼록 튀어나와 있다던가 배변을 하지 않았음에도 액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상황이라면 항문낭을 인위적으로 짜주어서 항문낭액을 배출시켜줘야 한다. 목욕이나 미용을 반려동물 미용실에서 하는 경우 보통 갈 때마다 항문낭을 짜준다. 그렇지 않고 집에서 미용한다면 항문낭 짜는 방법을 동물병원이나 미용실에서 배워서 직접 짜주어야 한다. 항문낭은 목욕할 때 가장 짜기 좋다. 액체가 털에 묻기도 쉽고 냄새가 반려동물에게 남아있을 수 있으니 목욕 마무리 전에 해주면 좋다.
 
만일 항문낭액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한다면 항문낭염이나 항문낭 파열로 발전하기 쉽다. 자연적으로 배출이 덜 된 경우 낭안에 액체가 계속 쌓이고 쌓이면 더 끈적거리는 형태로 바뀌어 갈수록 배출이 어렵게 된다. 아예 도관이 막혀버리는 경우도 있다. 커진 항문낭은 항문 쪽으로 큰 압력을 준다. 그래서 항문낭염이 있으면 엉덩이를 땅에 대고 질질 끄는 행동(scooting)을 자주 하며꼬리 쪽을 자주 핥고 씹는다. 특히 배변 시 힘들어하며 소리를 지르고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끈적거림이 심해지면 항문낭이 농양화 될 수 있고, 결국 항문낭 파열로 이어져 피부 밖으로새어 나오기도 한다. 이런 경우 항문낭 세척 후 항생제를 이용해서 내과적 치료를 하기도 하고, 또는 외과적 수술로 항문낭을 제거한다. 그런데 항문낭은 위치상 배변을 담당하는 괄약근과 주변 배변 관련 신경에 붙어 있어, 수술 후 배변을 찔끔찔끔 보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항문낭 질환은 다른 원인으로도 생길 수 있다. 최근 무른 변이나 설사를 많이 한 경우 항문낭액 배출이 잘 안 된다. 또한 반려동물이 비만일 때 도관이 좁아져서 배출에 어려움을 겪는 케이스도 있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반려동물의 경우에도 다른 반려견보다 항문낭 도관이 잘 막힌다는 보고가 있다.  
 
엉덩이를 바닥에 끄는 행동 모두가 항문낭 질환과 연관된 것은 아니다. 알러지나 아토피를 가진 반려동물의 경우 항문 쪽에도 가려움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체내 기생충이 있는 경우 항문을 끄는 현상이 잘 나타나니까 항문을 끄는 행동이 나타난다면 정확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정소영 / 종교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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