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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블루진

블라인드 틈으로 밀려오는 여름
 
뭉개진 초록
 
흔드는 미풍, 블루진
 
메모리얼 데이, 바다, 흰 모래톱,
 


블루진
 
에릭 사티에서 드뷔시로 흐르는
 
피아노곡에 묻힌다
 
바다가 클로즈업된다
 
2B 연필심을 손끝으로 가늠하면서
 
실눈을 뜬다
 
블루진 통바지를 입고 마음껏  
 
가늘어지며
 
굽 높은 초록, 코에 흰 구름이
 
맞닿는다
 
첨벙 바다에 뛰어드는 소리
 
초록의 가지에 앉아  
 
막연히 소매를 접는다

김종란 / 시인·맨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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