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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펫팸] 고양이 산책의 달콤함

우리 집 고양이 ‘고돌이’는 야외 산책을 좋아한다. 집을 나서서 왼쪽으로 원을 그리며 한 바퀴 돌고 오거나, 오른쪽으로 돌면서 여러 집을 탐색하고 다시 돌아오곤 한다. 산책은 보통 30분 정도면 얼추 마무리되는 것 같다. 그러다가 집 앞 바위에 앉아서 일광욕을 즐길 때도 있고, 시원한 차 밑에 들어가 누워있을 때도 있다. 고양이를 옆에서 따라다니는 필자를 보면 고양이도 산책하냐며 묻는 이웃 사람들이 많다. 아무래도 고양이 하면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실내에서 키우는 반려동물로 인식이 굳어져 있는 듯하다.  
 
한국에서는 아파트 생활을 하다 보니 필자의 고양이가 나갈 수 있는 곳은 기껏 아파트 복도와 계단이었다. 가끔 안고 아파트 밖이라도 나갈 때는 아파트 주변에서 영역을 점거하고 있는 길고양이들의 하악질 소리가 마구 들려온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산책은 훨씬 조용하게 할 수 있다. 일단 길고양이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아서 영역 다툼할 일은 없다. 물론 필자 집 근처 숲에 사는 코요테가 낮에 주택가를 어슬렁거린다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보통 낮에 보이는 사슴들과 칠면조 무리는 고양이를 피해 다녀서 고양이 산책에 별문제는되지 않는다.
 
사실 인도어 고양이라도 그들의 호기심은 언제나 밖을 향해 발동준비 중이다. 한국의 동물병원에 실려 오는 고양이 중에는 창가에서 밖을 구경하는 것을 즐기던 고양이들이 간혹 있었다. 점프가 특기인 고양이지만 그들도 실수를 하는 법. 방충망이 없는 창가로 점프하다가 밖으로 떨어져 버린 케이스를 여럿 보았다. 미국과 같은 단독주택의 창가에서는 낙상보다는 끼임 사고가 꽤 일어난다. 틸트형 창문은 약간만 열려 있는데 고양이가 그사이를 뚫고 나가다가 끼이는 경우이다. 보호자가 알지 못한 상태로 장시간 끼어 있어서 결국 하반신 마비가 된 고양이도 있다. 주택에 설치된 데크의 틈새도 끼임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창가에서 사고를 겪는 고양이뿐 아니라 보호자 몰래 집을 나서는 인도어 고양이도 많다. 고양이의 사뿐거리는 발걸음은 거의 소리가 나지 않는다. 보호자가 쓰레기봉투를 버리러 나갈 때나 외출할 때 슬그머니 발밑으로 따라 나가는 경우도 있다. 필자의 경우도 한국의 아파트에서 한두 번 경험한 것이 아니다. 한번은 퇴근하고 돌아오니 고양이가 아파트 문밖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던 적도 있다. 아침에 아이 등교와 출근으로 바쁠 때 같이 문을 나섰다가 주인이 알아채지 못해서 결국 종일 문밖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기사로 읽은 고양이의 실종사건도 호기심 때문이었다. 집에서 안 쓰던 서랍장을 중고거래로 다른 사람에게 넘겼는데, 산 사람이 집에서 서랍장을 열어보니 고양이가 뛰어나오더란다. 서랍장을 판 사람은 고양이가 서랍에 들어가 있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인도어 고양이가 혹시나 사라지거나 집안에서 아무리 불러도 나타나지 않을 때 집 밖을 수색할 필요가 있다.  
 


아웃도어 생활만 하는 고양이는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그럴 경우 앞마당이나 뒷마당에 고양이 전용 테라스인 캐티오(catio)를 설치하면 야생동물이나 다른 고양이들로부터 공격받지 않고 안전하게 야외에서 생활할 수 있다. 고양이가 밖으로 자주 나가다 보면 아무래도 교통사고의 위험도 높고 개나 다른 야생동물에게서 물림 사고를 당하거나 진드기 등에 물려올 가능성이 크다. 실외 산책을 좋아하는 고양이의 경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서 산책을 해야 하며 구충이나 진드기예방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마이크로칩 삽입은 필수이며 보호자의 연락처가 새겨진 목걸이도 하고 다니는 것이 좋다.

정소영 / 종교 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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