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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왜 감사해야 할까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탈무드)  
 
"행복은 감사하는 사람의 것이다."(아리스토텔레스).  
 
감사를 예찬하는 격언은 한이 없다. 종교가에서는 어떨까.  
 
"범사에 감사하라."(성경). 불교 경전인 보현행원(十大行願) 역시 '감사'에서 시작하여 '감사'로 끝난다. 이런 예가 아니더라도 사랑과 자비를 강조하는 기독교와 불교에서 감사가 중요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
 
혹자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과 비교하며 감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식수를 위해 10마일을 걸어야 하는 아프리카 주민 등교를 위해 산길을 2시간씩 걸어야 하는 동남아시아 초등학생 하루 10시간 이상 지하실에서 축구공을 꿰매야 하는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 비하면 우리가 복에 겨운 생활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 명제가 성립한다면 나보다 재산이나 학식 건강이 나은 사람들을 보며 절망하고 불행함을 느끼는 것도 정당화된다. 나보다 잘 살고 많이 배우고 건강한 사람들이 한 둘인가.
 
불교에서는 감사의 근거로 '인과'를 말한다. 내가 지금 받고 있는 고통은 '내가 지은 것'이기 때문에 원망하고 불평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는 행복도 '내가 지은 것'이므로 딱히 감사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궤변일 수 있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 제기할 법한 문제이다.  
 
성직자 한 분이 감사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교를 하면서 어제도 골프를 치면서 너무 행복했다며 매 순간이 은혜롭고 감사하다고 하셨다. 그분은 최근 은퇴를 하셨고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되어 있다. 자녀도 모두 잘 성장해서 잘 살고 있다. 단지 돈 있고 시간 있다고 해서 모두가 그분처럼 감사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사하면 행복해 질 수 있으니 매사에 감사하세요"는 설교는 직장과 가정 경제 자녀 교육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일반 서민들에게 자칫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
 
위와 같은 이유들에도 "감사하면 행복해진다."는 명제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감사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보니 감사생활을 하기는 하지만 성현들의 말씀처럼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지속적인 감사는 못한다는 것이다.  
 
감사는 상대적 조건적 혹은 논리적으로 보다는 절대적 무조건적 그리고 신앙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종교인들이 보다 수월하게 감사를 받아들이는 이유이다.
 
전쟁 패배로 온몸이 굳은 군인은 하루 만 번씩 "감사합니다"를 하라는 의사의 처방에 마비 증세가 풀렸고 자살을 생각하던 중년의 가장은 무엇을 감사해야 하는지 왜 감사해야 하는지 몰랐지만 지인의 권유로 100일 동안 "감사합니다"를 100번씩 쓰고 나서 감사가 가슴으로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맘에 드는 노래에 '감사합니다'를 넣어 개사해서 흥얼거렸던 기억이 있다. 어제 다른 교무님의 법문을 들으며 '감사'에 대해 타성에 젖어있는 내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내일부터 과거에 개사했던 그 노래를 다시 흥얼거릴 것 같다.
 
[email protected]

양은철 / 교무ㆍ원불교미주서부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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