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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메타버스 II

한국에 있는 지인들과 줌 미팅을 했는데 ‘다음번엔 메타버스에서 만나자’고 누군가 제안했다. IT, 반도체 강국인 한국은 전체가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에 민감하고 빠르게 적응한다. 인터넷 다음 세대로 메타버스가 뜨고 있다. 지금 한국이 당면한 문제는 IT 강국의 선두주자로서 계속 새롭고도 멋진 세계를 개발해주기를 온 인류가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250년 민주주의 역사를 한국은 50년에 이루어냈고 미국의 컴퓨터 역사 50년을 한국은 30년 안에 이루어냈다. 그동안 답습에서 이제 선구자의 외롭고도 험한 길을 일구어 가야만 한다. 이제 한국은 자타가 인정하는 IT 제일 국가가 되었다. 어렸을 적 두 아이를 키우면서 ‘한국은 조그만 나라로 지하자원이 없지만 무한한 두뇌 자원이 있다’를 무척 강조했었다. 신기하게도 두 아이는 그 말을 진리로 믿었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지난 한 달은 책 ‘메타버스’(김상균)에 푹 빠져 지냈다. 인간이 디지털 기술로 현실 세계를 초월해서 만들어낸 여러 세계를 메타버스라 한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미 존재해 왔지만 이 바이러스는 인류를 언택트(untact) 문화로 몰아갔다. 지금 우리 곁에는 물리적 지구와 디지털 지구인 메타버스가 공존하고 있다. 젊은 나이일수록 디지털 지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우리는 한 시대에, 한 지구에서 살고 있지만 각자의 선택에 따라 여러 개의 메타버스에서 살 기회가 있다. 작가는 크게 4가지의 메타버스를 안내한다.  
 
첫째가 현실 세계에 판타지와 편의를 더한 증강현실 세계이다. 3D 기술과 증강현실을 접목해 온라인상에 나를 대신해줄 아바타를 가지고 SNS에서 활동한다. 10대, 20대들이 스마트폰에 반드시 설치하는 앱인 스노우, 소다, 우타캠을 이용해 실제 자신의 모습을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 외형으로 증강해서 SNS 속에서 즐긴다. 둘째는 라이프로깅 세계이다. 현실의 나에게서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를 빼고 이상적인 나를 구현한 다음 자신의 삶에 관한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기록하여 저장하고 때로는 공유하는 활동을 말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카카오 스토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세 번째는 현실 세계에 효율성과 확장성을 더해 세상을 디지털 공간에 복제하는 거울 세계다. 구글, 구글맵과 같은 비즈니스, 교육, 교통, 유통, 문화 콘텐트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마지막이 가상세계이다. 가상세계는 현실과는 다른 공간, 시대, 문화적 배경, 등장인물, 사회제도 등을 디자인해놓고 아바타를 통해 탐험을 즐기고 소통을 하며 성취감을 느낀다.  
 


작가는 국내 대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조심스럽게 제안을 던진다. 메타버스에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 정보가 생성되며 기록되고 있으나 그 데이터와 정보를 시간과 사람들의 관계와 엮어낸 이야기가 부족하다고 일침을 놓는다. 나는 이 책을 이해하기도 벅찬데 이 메타버스를 창조하는 사람들을 존경해 마지않는다. 그리고 이 새로운 세계를 즉각 활용하는 젊은이들이 마냥 부럽다. 어린이의 뇌는 스펀지와 같고 노인의 뇌는 굳어간다는 통념을 깰 수는 없을까. 인간의 뇌는 쓰면 쓸수록 더욱 노련해지고 빛이 난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는 없을까. 메타버스 세계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사랑하고 감동하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우리의 몫이 아닐까. 메타버스 세계에 과연 인격이나 인성이 존재하기는 할까.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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