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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팬데믹에 무너진 우리 이웃들

“남편이 식당에서 근무하다가 실직했습니다. 하루에 한 끼만 해결이 돼 급식을 받아 나눠 먹습니다. 남편과 저는 학교에서 나눠주는 샌드위치와 우유, 사과를 받아 끼니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렌트를 내지 못해 쫓겨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하루하루 고통스럽고 남편은 당뇨도 있어 걱정입니다.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하지만 그럴 방법이 없습니다.” (51세 여성)
 
“남편은 작은 델리 가게에서 식재료 주문을 받는 일을 현금 커미션만 받고 했습니다. 저는 동네 베이비시터 일을 하다가 일이 다 끊겼습니다. 3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수입이 없어서 돈을 아껴 보려고 정확히 2번만 장을 보고 거의 냉장고에 있는 오래된 재료를 사용해 두 끼만 먹고 견뎠습니다. 그나마 한인 사이트에서 어떤 분의 글을 보니 한 끼만 드신다고 하신 분도 있어, 우리는 그나마 두 끼라도 먹는다고 위안했습니다.” (62세 남성, 55세 여성 부부)
 
“저는 미용 관련 세일즈 직종에 일하다 코로나로 업소들이 영업을 못 하는 관계로 수입이 없어지고 막막했습니다. 렌트를 밀리니까 집을 비우라고 매일 주인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음식 투고하는 분들에게 5달러씩 받고 배달을 해드리면서 하루에 30달러 정도 소득이 있었습니다. 4일 일하고 100달러 정도가 모이면 집주인에게 드렸습니다. 집주인은 저희가 신분이 없는 것을 모르고 정부 지원을 받는데 렌트를 안 준다고 생각하며 계속 집을 비우라고 합니다. 제 입장에선 신분이 없다고 말하는 것도 겁이 납니다.” (51세 남성)  
 
“렌트와 유틸리티가 너무 밀려 있는 상황에서 집주인의 렌트 독촉이 무서움을 느낄 정도로 심합니다. 찾아와서 문 두드리고, 매일 전화하고, 편지를 보냅니다. 무섭습니다.” (나이 미상 여성)
 


지난 2020년 7월 민권센터의 현금 지원을 받은 한인 서류미비자들의 증언이다.
 
민권센터는 2020년 100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마련해 한인 1500여 가구를 지원했다. 그리고 설문조사를 함께 펼쳤다. US 데이비스 정가영 교수(아시안 아메리칸 학과)가 내용을 분석했고, 결과는 생각보다 더 끔찍했다.
 
70% 이상이 일자리를 잃고, 팬데믹이전보다 수입이 78%나 줄었다. 63.2%가 주간 수입이 0달러였다. 또 63.2%가 저축액이 0달러였다. 89.6%가 렌트를 못 내고, 음식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가구가 68.7%였다. 이렇게 힘들었는데 90% 이상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했다. 건강보험이 없는 가정은 87.1%, 영어를 못하는 가정은 97%였다. 그래서 이들에게 민권센터의 손길은 단비 같았다.
 
정 교수는 “뉴욕, 뉴저지 한인 서류미비자들은 팬데믹 동안 실업, 식량과 주거 불안, 정신 건강 위기를 경험했다”며 “먹거리와 주거지 확보 등 가장 기초적인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정부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의 반이민정책에 위축된 서류미비자들은 혜택을 회피하는 경향도 보였다”며 “한인 7명 중 1명꼴인 19만2000여 명, 출신 국가별로 따지면 8번째로 많은 한인 서류미비 이민자들의 끔찍했던 경험은 인종과 경제, 사회 정의에 기반한 포괄적 이민개혁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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