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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자기 풍선 찾기

지난 ‘Mother’s Day’에는 식구들이 모여 점심 먹고 큰딸의 작은 가든으로 몰려가 토마토, 오이, 고추, 상추, 깻잎, 쑥갓 등을 심으며 푸른 하늘과 솔바람 속에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큰딸은 높은 아파트에서 사니 뒤뜰에 정원을 늘 가지고 싶어했는데 마침내 작년부터 조그마한 텃밭을 Department of Public Works Fort Lee로부터 추첨으로 얻게 돼 그 조그마한 텃밭에서 자라는 상추, 깻잎 등을 물주고 키우며 일 년 내내 즐거워했다. 며느리는 텃밭을 만지는 솜씨가 좋아 모종들을 잘 심고 우리는(딸, 아들 손녀, 나) 밭에 필요한 기구들을 나르며  벌써부터 여름내 무성히 자라나는 생명의 기적을 바라보고 있었다.  
 
딸이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니 ‘행복을 만드는 것은 자기 손이닿는 데에 꽃밭을 가꾸는 것이다’라고 말한 ‘헤밍웨이의 법칙’이 생각난다. 헤밍웨이(Hemingway)는 미국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로서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의 크나큰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하는 작가이다.
 
어느 대학의 심리학 강의 시간이었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풍선 속에 자기 이름을 써넣고, 바람을 빵빵하게 채워 모두 천장으로 날려 보내라고 했다. 한참이 지난 다음에 교수는 ‘자기의 이름이 들어있는 풍선을 찾아보라’고 했다. 정해진 시간은 딱 5분이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풍선을 찾으려 부딪히고 밀치면서 교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5분이 흘렀지만 자신의 이름이 들어있는 풍선을 찾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교수는 이번에는 아무 풍선이나 잡아 거기 넣어둔 이름을 보고 그 주인을 찾아주도록 하였다. 순식간에 모두 다 자기의 이름이 들어있는 풍선을 하나씩 받아 가질 수 있었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말했다. “지금 시험한 ‘자기 풍선 찾기’는 우리 삶과 똑같습니다.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행복을 찾아다니지만, 행복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장님과 같이 헤맬 뿐입니다. 나의 행복은 항상 다른 사람의 행복과 함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풍선을 찾아주듯 그들에게 행복을 찾아 전해주십시오. 그러면 여러분도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를 ‘헤밍웨이의 법칙’이라고 한다. 헤밍웨이는 행복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행복을 만드는 것은 자기 손이 닿는 데에 꽃밭을 가꾸는 것이다”라고…! 나는 이 글을 읽으며 그래, 나의 행복은 멀리 있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 손이 닿는 가까운 내 가족, 친지, 친구들의 꽃밭을 가꾸는 데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나는 요즈음 서울 요양원으로 떠난 큰 시누이가 많이 생각난다. 우리는 젊은 시절 뉴욕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면서 참으로 많은 정을 주고받으며 지내다가 시누이 남편께서 2007년에 돌아가셔서 아들이 있는 산호세로 떠난 후 몇 년을 스트록으로 고생하시다가 올해 딸이 있는 서울로 가셨다. 여고 시절부터 만나 남달리 정이 가는 사이여서 그런지 늘 보고 싶고 근황이 궁금하고 안타깝다. 그리움이란 떠나고 난 다음에 더 진해지는 것이 아닐까 다시 한번 되뇌게 되는 찬란한 봄날이다. 나는 오늘도 시누이를 그리워하며 그의 풍선 찾기에 여념이 없다.



정순덕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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