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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과 창] 아침 출근길의 달팽이

아침 출근길의 달팽이

아침 출근길의 달팽이

아침 출근길, 달팽이 한 마리를 만났다. 촉각을 세운 달팽이는 흔적을 남기며 건물 벽을 향해 가고 있었다. 달팽이는 벽을 기어오르더니 움푹 팬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튿날 아침 같은 시간, 그 달팽이는 벽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달팽이를 슬쩍 건드렸다. 달팽이는 바닥으로 뚝 하며 떨어졌다.  
 
습기가 없으면 달팽이는 살 수 없다. 말라 죽은 달팽이를 습기가 있는 나무 밑에 묻어줬다. 달팽이가 죽으려고 벽을 기어올랐는지 살려고 기어올랐는지 알 수는 없다. 꿈속에서 달팽이를 만나면 기다리던 일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말라 죽은 달팽이를 꿈속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글·사진=김상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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