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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블랙홀

박종진

박종진

블랙홀이란 말을 들으면 먼저 공상과학 영화가 떠오른다. 우주선이 은하 사이를 쌩쌩 날아다니고, 소용돌이치는 터널을 통해 과거와 미래로 여행한다. 중력이 너무 커서 빛조차도 빠져나갈 수 없는 천체를 블랙홀이라고 한다.  
 
200년 전 천문학자들에 의해 이론으로만 존재하다가 아인슈타인에 의해 비로소 수식으로 증명되었고, 최근에 X선 망원경으로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되었다.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우리 은하 중심부에 거대한 블랙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 거대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대략 370만 배나 된다고 한다.  
 
이제는 우주에 산재한 거의 모든 은하 중심부에 그런 큰 블랙홀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분히 이론적이긴 하지만 블랙홀처럼 끌어들이기만 하는 천체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밀쳐내기만 하는 화이트홀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혹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물체가 이 두 곳을 연결하는 웜홀을 통해 화이트홀로 나오지 않을까?  
 
여기서 등장하는 웜홀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재 정도로 들리지만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수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한 아주 과학적 이론이다. 블랙홀은 발견되고 이미 그 특성까지 밝혀진 데 비해 웜홀은 아직 관찰된 적이 없다. 하지만 불과 몇십 년 전까지 상상의 천체에 불과했던 블랙홀이 그 모습을 드러낸 지금 또다시 몇십 년이 지나면 웜홀도 어느 정도 밝혀질 것이다.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물질이 극단적으로 작아지면 중력은 무한대가 되어 빛을 포함한 그 어느 것도 탈출하지 못한다. 아주 무거운 별이 수명을 다할 때 생기는 수축 때문에 중력을 벗어날 때 필요한 탈출 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커져서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블랙홀은 빛을 포함하여 근처에 있는 모든 물질을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고, 그래서 처음에는 어두운 별이라고 했다가 지금은 블랙홀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우주 전체를 지배하는 물리 법칙은 블랙홀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블랙홀의 표면인 사건의 지평 그 뒤쪽에는 어떠한 추측도 먹히지 않는다. 혹시 그곳이 바로 다른 차원의 경계가 아닐까? 아니면 다른 우주로의 통로가 아닐까? 그곳은 우리의 경험이나 관찰, 추측이나 심지어는 모든 것의 창문인 수학도 통하지 않는다.  
 
양자역학이 처음 소개되었을 때 아인슈타인은, "하나님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며 역정을 냈다. 블랙홀의 존재가 밝혀지자 휠체어의 스티븐 호킹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못 보는 곳에 던짐으로써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라고 투덜거렸다고 한다.
 
별은 거대한 핵융합 원자로이다. 그런데 별의 질량이 엄청난데도 스스로 붕괴하지 않는 이유는 핵융합에서 나오는 막대한 에너지가 중력에 의한 수축을 상쇄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재료인 수소가 다 떨어져서 핵융합이 멈추면 중력 때문에 핵이 급격히 수축하게 된다.  
 
그렇게 별의 수명이 다했을 때, 별이 작은 경우는 백색왜성이 되지만, 덩치가 큰 별들은 중성자별이 되고, 그보다 더 큰 별은 중력붕괴로 블랙홀이 된다. 그러나 블랙홀도 천천히 증발하며 질량이 줄어들다가 종국에는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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